같은 집안에 같은 띠를 가진(12년차) 가족이 두 명 이상이 있으면 흥한다는 미신(?)이 있다.
그런데 두 명도 아니고 세 명도 아닌 무려 4명이 같은 띠를 가진 선수가 뛰고 있는 사회인 야구팀이 있다. 바로 버팔로스다.
버팔로스의 최고참 67년생 게리 김, 79년생 조민철, 91년생 이재준, 그리고 올해 입단한 03년생 크리스 박이 주인공으로 이들은 모두 양띠이며 최고참 게리 김과 막내 크리스 박은 무려 36년 차이가 난다.
게리 김은 “올해 03년생이 팀에 합류하면서 양띠 4형제가 탄생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들뻘인 크리스 박 선수를 형제로 부르는 것과 관련해 크리스 박의 반응은 듣지 못했다. 또 형제라고 하기에는 공교롭게도 모두 성이 다르다.
김 선수는 “벌써 LA 사회인 야구가 20년이 됐는데 올해는 더 특별하다”고 말한다. 그는 “오랫동안 LA와 오렌지카운티로 나뉘어 두 리그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올해는 통합되어 하나의 리그로 치러지고 있는 역사적인 시즌”이라고 밝혔다.
김 선수는 올해 개막식도 성대하게 치렀고, 선수들의 화합도 그 어느때보다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야구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도 늘 그렇듯 ‘열정가득’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재준 선수까지 합류했을 때, 와 내가 나이가 많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김 선수는 “올해 03년생이 합류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퇴는 아직 이라며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다. 참고로 한미야구리그에는 70대 선수도 뛰고 있다.
김 선수는 “양띠 사총사라는 의미가 부여되자 뭔가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고 말하고, “감독이 특히 재준이와 크리스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고, 그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양띠만의 편애를 지적하자 그렇지 않다고 손사레 치기도 했다.
둘째형 조민철 선수는 한미야구리그 회장으로 전 한국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소속 선수 출신으로 팀의 감독겸 코치겸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조 감독은 “야구가 좋아서, 그리고 열심히 배우려는 친구들이 많아서 활기가 넘친다”고 밝혔다. 조 감독이 이끌며 양띠 사총사가 있는 버팔로스는 8주차 경기를 마친 가운데 8승 무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버팔로스의 상승세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틈틈히 버팔로스에게 1패를 안기기 위한 다른 팀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버팔로스의 독주, 그리고 버팔로스 양띠 사총사의 활약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한미야그리그의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