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유대교 신자인 한인 남성 조종사가 얼굴 수염을 자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정직 시킨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LA 수피리어법원 소장에 따르면, LA국제공항을 베이스로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한인 남성 스티브 주씨는 자신의 얼굴 수염 문제로 항공사측으로 부터 차별을 받았다며 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자신을 정통 유대교 신자(Orthodoz Judaism)라고 밝힌 주씨는 지난 2015년부터 LA 국제공항을 베이스로 유나이티드 항공사 소속 조종사로 일하다 지난 2022년 5월 이 항공사가 조종사들에게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규칙 중 하나인 얼굴 수염을 자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기한 무급 정직 명령을 받았다.
주씨는 소장에서 “나는 정통 유대교 신자로 얼굴 수염을 자르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이다. 회사측에 수차례에 걸쳐 유대교 신자인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얼굴 수염을 기를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나를 무급정직 상태로 인사발령을 냈다”며 “이는 명백한 종교적 차별이며 캘리포니아 공정고용 및 주택법 위반이며 연방 민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씨에 따르면, 정통 유대교 교리는 성인 남성이 얼굴 수염 면도를 금하고 있으며, 얼굴 수염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항공측은 주씨와의 수차례 면담에서 조종사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얼굴 수염을 잘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항공사측은 주씨가 얼굴 수염을 자르지 않고 유나이티 항공에 근무하기를 원한다면 얼굴수염 면도를 요구하지 않는 항공사내 다른 직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인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주씨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항공사측은 2022년 5월 29일 조종사에게 요구되는 회사측의 규칙을 주씨가 수용할 때까지 주씨에게 강제적인 무급 정직 조치를 취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주씨는 캘리포니아 고용노동법에 따른 소송허용 절차를 거쳐 지난 1월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