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의 대표적 상징물이자 랜드마크인 전통 정자 ‘다울정(Da Wool Jung)’이 건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는 11일 오전 8시 시작됐으며, 이날 오전 8시10분께 정자 주변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하고 지붕 기와 접착부위 보강작업에 착수했다. 공사 기간은 약 3~4주로 예정돼 있다.
다울정은 지난 2006년 LA 한인상공회의소(KACCLA) 주도로, 한국 정부와 한인 커뮤니티의 기금 모금을 통해 건립된 전통 정자로, 올림픽 블러버드와 노만디 애비뉴 교차로 양편에 약 5,000ft²(465m²) 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한국에서 초빙된 장인들이 정통 목조건축 방식으로 시공했으며, 전통 기와지붕과 화려한 단청으로 꾸며진 한국식 정자 건축의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
‘다울정(多蔚亭)’이란 이름은 ‘많은 이들이 어울려 사는 정자’라는 뜻으로, 화합과 공동체 정신을 상징한다.
정자는 1960년대 한인 이민 1세대들이 정착을 시작한 장소이자, 한인 1호 식품점이 있던 일대에 세워져, 한인사회의 역사를 기리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LA 타임스는 다울정을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 경제, 정치 발전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존재”라고 평가한 바 있다.

평소 주민과 관광객들의 쉼터 역할을 해온 다울정은,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행사, 각종 커뮤니티 모임에도 활용돼 왔다. 지역 주민들은 이 정자를 “Koreatown의 몇 안 되는 공공 녹지 공간 중 하나이자, 명상과 휴식에 적합한 장소”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Yelp에서는 평균 4.7점의 평점을 기록하며 “조용하고 편안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인타운은 LA 시 전체에서도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다울정은 도심 속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한인뿐 아니라 인근 라틴계,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도 관심을 받으며, 다문화 공공 공간으로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보수공사 관계자는 “건립 당시 워낙 튼튼하게 지어진 덕에 구조물 자체는 견고하지만, 기와 접착 부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져 틈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에 선제적 보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간 동안 다울정 주변 접근은 제한되며, 시공팀은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