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한인 여성이 이민단속 공포로 움추러든 거리 노점상 돕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CBS 방송이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대부분인 한인타운 거리 노점상들을 돕기에 나선 한인 헤스터 리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올여름 LA 일대에서 이민 단속이 강화되자, 한인타운 노점상들 사이에서는 생계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체포와 추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거리에서 장사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헤스터 리 씨는 이민단속 공포 속에 생계를 위한 노점상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민자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 리씨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팔로워들로부터 3만 달러가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돈으로 시내 곳곳을 돌며 노점상들의 꽃과 과일, 생필품 등을 한 번에 수천 달러어치씩 사들였고, 이렇게 구매한 물건은 다시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리씨는 “우리는 함께 살고, 함께 숨 쉬고, 함께 일하는 이웃입니다. 이웃을 외면할 수는 없다.” 고 강조했다.
리 씨는 또 “나 역시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해 노점상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우리는 모두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가족과 영원히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게 옳은 일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지난 한 달간 이어진 모금 규모는 바텐더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멈출 생각은 아직 없다. “용기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헤스터 리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LA 전역의 거리 노점상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