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소니 림과 베로니카 림 부부가 나란히 서서 감을 딴다. 가지를 살짝 잡아당기며 조심스레 열매를 손에 쥐는 모습에는 세월의 익숙함이 배어 있다.
림씨 부부의 집 앞 마당을 덮을 만큼 자란 이 감나무는 매년 가을마다 주황빛으로 물들며 이웃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늦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감나무 아래 나란히 선 노부부의 모습은, 고향의 마당에서 가을을 맞이하던 풍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붉게 물든 감, 그리고 부부의 잔잔한 움직임이 어우러진 장면 속에서, 한인타운의 골목은 잠시 멈춘 듯 고요한 계절의 온기로 물들어 있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