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유대계 커뮤니티가 주최한 하누카(Hanukkah) 축하 행사가 18일 오전 LA시청 앞 글로리아 몰리나 그랜드파크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LA한인회가 공식 초청돼 참석했으며, 한인사회가 유대계의 대표적 종교·문화 행사에 공식적으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LA 리더스 하누카 셀러브레이션’은 LA 유대인 연맹(Jewish Federation of Los Angeles)이 주최했으며, 각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증오범죄 대응과 커뮤니티 간 연대 메시지가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이날 행사에서 로버트 안 LA한인회장은 연단에 올라 직접 연설하며, 최근 한인사회와 유대인사회가 함께 겪은 폭력과 위협의 경험을 공유했다.
안 회장은 지난 12월 3일 LA한인회와 이스라엘 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한 타운치안 개선 및 공공안전 심포지엄을 언급하며, 당시 행사장에 난입한 시위대와 선동가들로 인해 한인과 유대인 참석자들이 위협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행사장 입장 과정에서 유대인과 한인 모두가 위협을 받았고, 내부에서도 시위대가 침입하며 안전이 무너졌다”며 “그 경험은 충격적이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매우 깊은 상처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대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두려움과 취약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날을 계기로, 내가 ‘당신들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사실은 ‘우리의 싸움’이라는 점을 분명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하누카는 공동의 목적과 도덕적 분명함으로 함께 설 때, 작은 빛 하나가 두려움과 억압, 증오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진정한 힘은 개인의 회복력이 아니라 커뮤니티 간 연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서 그는 “오늘 촛불을 밝히며, LA가 분열이 아닌 연대로 정의되는 도시, 모든 커뮤니티가 하나의 도시이자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최근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유대인 대상 총격 테러와, LA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증오범죄 상황 속에서 열려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를 직접 경험한 한인사회 역시, 이러한 폭력이 특정 커뮤니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LA한인회 관계자는 “이번 초청은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증오범죄에 맞선 커뮤니티 간 연대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며 “한인사회 역시 침묵하지 않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