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개발도상국에 속해 있던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회원국 지위가 선진국으로 바뀐 나라는 UNCTAD 설립 57년 만에 한국이 유일하다.
외교부는 4일 “2일(현지시간) 개최된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 폐막 세션에서 한국이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에서 그룹 B(선진국)로의 지위 변경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은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그룹 A에 포함되어 왔으나, 세계 10위 경제규모, P4G 정상회의 개최 및 G7 정상회의 참석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과 현실에 부합하는 역할 확대를 위해 선진국 그룹 B로 변경을 추진하여 금번 UNCTAD 무역개발이사회에서 가결되어 최종 결정됐다.
이번 UNCTAD 선진국 그룹 진출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게서 한국의 선진국 위상을 명실상부하게 확인하고,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 역할이 가능한 성공사례임을 인정받은 계기였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UNCTAD 사무국은 한국의 그룹 B로의 지위 변경이 UNCTAD의 1964년 설립 이래 선진국 그룹 B로 최초로 이동한 사례임을 확인하였다.
무역을 통한 개발을 주목적으로 하는 유엔기구에서 전 회원국들이 우리나라를 개도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57년만에 공식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직접 증명해 온 무역과 투자를 통한 성장의 모범적인 사례임을 확인하는 의미도 있다.
외교부는 유엔무역개발기구가 우리 정부의 개방성, 투명성과 민주성의 원칙으로 인해 코로나19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개방과 자유무역에 기반한 다자체제에 대한 일관된 정책과 행동 등을 인정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UN 총회 결의(1964년)에 따라 UNCTAD 회원국을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 99개), B(선진국 31개), C(중남미 33개), D(러시아, 동구권 25개)로 구분해왔다.
그룹 A의 아태지역 조정국인 파키스탄 주제네바 대사는 한국이 UNCTAD내 다양한 그룹 사이에서 가교(bridge builder)로서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하였고, 그룹 B에서 함께 활동하게 된 EU는 한국의 선진국 그룹 B로 이동을 각별히 환영하였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UNCTAD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책임과 역할에 부합하도록,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로서의 역할과 기여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