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일 순방을 마치고 비행기 편에 돌아가던 그 시점에 북한이 장·단거리 미사일을 한꺼번에 쏘면서 위협을 고조시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5일 오전 6시에 발사된 미사일은 정점 고도 약 540㎞까지 도달했고 비행 거리는 약 360㎞였다. 6시37분에 쏜 두 번째 탄도 미사일은 고도 약 20㎞에서 소실됐다. 6시42분께 발사된 세 번째 탄도 미사일은 정점 고도 약 60㎞에 이른 뒤 약 760㎞를 비행했다.
첫 미사일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 화성-17형, 두 번째 미사일은 KN-23 등 단거리 탄도 미사일, 세 번째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 또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시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미국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을 위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북한이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몰아치기식으로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직후라는 점에서 순방 결과에 대한 군사적 무력시위의 첫 반응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양 부총장은 “한미일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가 아니라 북한 자신이 주도자임을 확인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반발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쿼드를 포함해 일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방일 기간에는 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한미,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도발을 하기로 계획을 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부분 관측이 북한은 미국 대통령이 있는 기간 동안 도발하지 못 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겁먹지 않았다, 주도권을 가져간다’고 주장하기 위한 발사로 보인다”고 짚었다.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이 돌아가자마자 도발을 재개하면서 향후 핵 실험 등 도발이 잇달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방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층 강화됨에 따라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북한이 도발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무진 부총장은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라며 ” 한미 동맹 강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한반도 긴장의 초고조 등 MB정부 5년이 재현되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추가됨으로써 우려는 배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