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KBS 수신료’ 문제를 두고 “셀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분리 징수를 주장했던 민주당이 통합 징수로 선회했다고 해서 ‘내로남불’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직격한 추 전 장관이 민주당 당론까지 공격하며 ‘내부 총질러’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을 향해 “셀프 프레임에 갇히면 줏대 없이 변덕 부리는 당으로 오해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KBS가 정권 나팔수 방송이 돼 공영성 상실 때문에 시청료 분리징수를 주장했던 민주당이 정권 나팔수가 되라는 검폭정권 압력을 거부하고 공영성을 관철하겠다는 KBS를 지지하고 수신료 통합징수를 당론으로 하는 게 왜 입장 바뀐 내로남불인지 도대체가 납득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이 ‘셀프 프레임’을 언급한 것은 민주당이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당론으로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채널A는 이 소식을 전하며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국민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고, 민주당도 예전에 찬성한 적 있다. 지금 당론으로 반대하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민주당이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분리징수를 당론으로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야당 편이 되라는 회유가 아니라 공영성과 언론자유 수호에 대한 일관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과 방송장악 시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큰 틀에서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KBS 수신료의 분리징수 졸속 추진에 반대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압박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민주당을 흔들고 있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친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 측에서도) 당연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출연해 “전직 대통령과 당대표를 저격하는 게 어떻게 ‘친명 줄서기’가 되느냐”며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해야 하는 때에 자꾸 과거를 파헤치는 건 당 단합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의 발언에 당내에선 계파와 관련 없이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내부 갈등이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현재 우리가 민주당이 최대의 개혁 혁신은 단합,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하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왜 저러한 얘기들이 당내에서 문제가 되는가, 서로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