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러시아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북러 정상회담 장소가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하바롭스크 또는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이 실리고 있다.
러시아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 ‘태양호’는 12일 오전 북한 접경 지역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이어 현지시간으로 낮 12시15분,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15분께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넌 것으로 파악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할 때 찍은 사진에 있는 노란색 가로줄이 그어진 녹색 방탄(장갑) 열차가 라즈돌나야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객차를 이끈 것은 러시아 철도 상징이 있는 기관차였다고 했다.
이에 앞서 외신엔 열차가 우수리스크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라즈돌나야 강 철교와 가까운 곳이다.
이 곳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또 이 곳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고향(옛소련 지명 보로실로프)으로 알려진 곳이다. 다만 북한은 김정일의 탄생지를 북한 량강도 삼지연시 백두산 밀영 정일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의 최종 목적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외신들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하바롭스크 또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는 아무르주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곳들은 블라디보스토크 외에 또 다른 회담 장소로 거론했던 곳이기도 하다.
NHK는 “이 노선을 따라 올라가면 하바롭스크와 아무르주의 우주 기지 등도 있다”면서 “전용 열차의 목적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장소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담 시기는 현재까지 13일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2일 저녁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 같은 추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만 확인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알리지 않고 있다. 크렘린궁은 장소와 관련 “극동 지역”이라고까지만 밝힌 상태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2019년 4월 첫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만남은 양국 정상회담이 이끄는 확대회담과 정상 간 일대일 회담, 그리고 공식 만찬으로 진행된다. 기자회견을 예정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