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전 세계 방산업체들의 무기 수주량이 올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와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전 세계 15개 방산업체에 대한 이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업체들의 수주 잔액은 2020년 7012억 달러(약 903조원)에서 7776억 달러(약 1002조원)로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됐다. 올해 상반기 이들 업체의 수주 잔액은 총 7640억 달러(약 984조원)에 이르렀다고 FT는 설명했다.
각국 정부의 군사비 지출도 늘어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은 3.7% 증가, 2조2400억 달러(약 2885조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한국의 무기 수출 증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한국의 무기 수출 순위는 동유럽 국가들의 주문량이 늘면서 2000년 세계 31위에서 지난해 세계 9위로 급상승했다고 FT는 설명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수주 잔액이 2020년 24억 달러(약 4조원)에서 지난해 말 152억 달러(약 20조원)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 탱크를 공급한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경우 수주 잔액이 2020년 148억 달러(약 20조원)에서 지난해 279억 달러(약 37조원)로 증가했다.
다만 이같은 수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미국의 많은 방산업체들은 지속적인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으로 생산력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FT는 설명했다.
SIPRI가 상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지난해 무기·군사서비스 판매 수익은 총 5970억 달러(약 769억원)로, 실질 매출 규모 기준을 감안했을 때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