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첫 주말인 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을 축하하거나 무효라고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파면을 축하하는 집회는 축제를 연상시키는 반면,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현장은 다소 숙연한 분위기가 나타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광화문 국민 대회’를 진행했다. 파면 전까지만 해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광화문을 가득 메웠으나, 파면 후 광화문으로 향한 발길은 줄어든 모습이다.
‘Stop the steal’ 배지나 먹거리를 파는 이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공동체인 ‘자유마을’ 가입을 권유하던 이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5000명의 참가자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들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우비를 입고 ‘반국가세력 척결한다’ ‘국민저항권 발동’ 손팻말을 들고 “사기 탄핵” “조기 대선 무효”를 외치기도 했다.
전날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데 대해 지지자들은 대부분 선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우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헌재의 권위보다 국민저항권 권리가 그 위에 있기에 앞으로 헌재는 국민저항권으로 해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통일당 대변인인 구주와 변호사도 “어제 헌재가 정말 경악스러운 결정을 했다”며 “대통령이 고도의 통치 행위로 계엄을 한 것인데 (이런 결과가 나온 건) 모든 국정 운영을 할 때마다 허락을 받고 해야 한다는 뜻인 거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항소할 수 없다”며 “승복, 불복이 아니라 국민저항권으로 불의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60대 여성 김모씨도 “사기 탄핵이니 탄핵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줄탄핵을 해서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계엄을 한 것인데 왜 도대체 불법 계엄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지지자들이 더 단일대오로 합쳐서 외쳐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 파면을 축하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18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활짝 웃으며 돗자리와 깔개를 펼치거나 우비를 쓴 채 모여들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이 전날 파면됨에 따라 이날 집회 현장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오후 5시40분 기준 약 7000명의 참가자(경찰 비공식 추산)들은 아이돌 응원봉과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봄비와 함께 드디어 봄이 왔다”며 “늦게나마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박 의장은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극우내란세력 재집권 저지를 위한 정권교체와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가 남았기에 갈길이 많이 남았다”고 외쳤다.
광주에서 왔다는 박나혜씨는 “어제 문형배 재판관의 주문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며 “지금까지 함께한 모든 민주시민 마음이 몰려오는 것 같아 눈물을 닦으면서도 웃음이 났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는 “드디어 첫발을 내딛는다”며 “뒤로 가지 말고 앞으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같은 시각 숭례문 앞에서도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주정부 건설하자’ ‘내란세력 완전청산’ 손팻말을 든 약 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참가자들은 ‘파면 떡볶이’ ‘작두콩차’ ‘강냉이’ 등을 먹으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노래에 맞춰 어깨동무하거나 “애국세력 총단결로 민주 정부 건설하자” “압도적인 대선 승리로 내란 세력 척결하자”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매주 집회에 왔다는 김병한(54)씨는 “이전과는 달리 파면 후 첫 주말 집회인데 마음이 홀가분하다”며 “축제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용될 줄을 알았지만 8대0 예상은 못했기에 더욱 값진 결과”라며 “집회가 끝난 뒤 파면떡볶이도 먹으면서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