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여성 신체를 빗댄 ‘젓가락’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가 곧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전과를 정조준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도 “여성 인권을 팔아선 안 된다”며 이 후보 옹호에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관계는 이렇군요”라는 글과 함께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의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에는 수원지법이 지난해 10월 31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씨에게 상습도박 및 음란 문구 게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린 사실이 담겨 있다.
이 후보는 “약식으로 벌금형을 받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의 공소장이 국회에 제출됐고, 문제의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라며 “이재명 후보의 빠른 사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밤에는 이씨의 범죄일람표까지 공개하며 “메신저 공격이나 물타기로 바뀔 것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후보가 재조명한 이 사건은 2021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성 연예인 사진 게시물에 “제발 한 번만 만져보자ㅠ”, “한 번만 ○○ 싶다 진짜” 등의 음란 댓글을 단 혐의로, 당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의혹을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사건이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해당 내용을 직접 언급했고, 이후 여성단체와 정치권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여성혐오 발언으로 대중의 분노를 조장했다”며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TV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폭력”이라며 사퇴와 공개사과를 촉구했으며, 이 후보는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지만, 동시에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의힘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를 정조준했다. “여성 인권을 내세우면서 정작 아들의 성희롱성 발언에는 침묵했다”며 “선택적 여성 인권, 표팔이용 인권팔이 쇼는 이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준석 후보 비판에 앞서, 성폭력적 발언을 실제로 한 이들에 대한 비판이 먼저여야 한다”며 “이준석만 때리는 가짜 진보, 위선적 이중잣대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형수 욕설, 아들 성희롱, 아내의 악플은 왜 외면하느냐”며 “이재명 가족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품격을 운운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무차별적인 혐오 발언을 쏟아낸 민주당이 어떻게 이재명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반격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 개인 발언과 가족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준석 후보의 전략적 역공이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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