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캐릭터 연기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한다.
AP통신 등은 14일 OC 디즈니랜드 캐릭터 연기자들이 13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직원 3만 5000명 대부분 노조에 소속된 반면 약 1700명의 배우·공연 인력은 노조에 소속돼 있지 않다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배우 노조 ‘매직 유나이티드’의 대표적인 요구 조건은 의상의 안전 문제 해결이다. 이들은 사측에 의상 청결 관리와 고강도 춤에 적합한 원단 사용을 요구한다. 또한 근무 일정 안정화, 고객과 밀접한 상호작용 중 발생하는 안전·건강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랜드 배우들은 더러운 의상, 후크선장 등 악당 캐릭터를 걷어차는 행동, 캐스트의 가슴을 움켜쥐고 성별을 맞추는 장난 등으로 고통 받아왔다. 또한 코로나 이후 건강 우려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배우들은 인종·피부색에 맞지 않는 의상·메이크업, 불규칙한 직원 배치, 급여 조건 등을 문제 삼았다. 노조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디즈니랜드에서의 일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랜드 배우 겸 노조 협상가 로건 베네딕트는 “디즈니의 상품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전선에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배우들을 살펴야 한다”라고 전했다.
디즈니랜드에서 배우 노조가 결성되는 건 4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에는 1980년대 플로리다 디즈니월드에서 캐릭터 배우들이 노조 ‘팀스터 형제단’을 결성한 바 있다.
외신은 최근 미국 내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는 2023년 노조 신청이 25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8년 중 최고치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노조를 중심으로 임금 인상·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이 번졌다. 할리우드 배우 업계, 라스베이거스 호텔 업계, 대학 등에서 수십만 명의 노동자가 동참했다.
AP통신은 미국 내 심각한 인력난이 노동자 처우 개선 기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지난 50년 중 최저치에 달한다. 당국은 실업자 1명당 약 1.5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꿈과 희망을 파는’ 기업 디즈니는 저임금·소득 양극화 문제를 안고 있다.
2022년에는 자선활동가이자 월트 디즈니의 종손녀 애비게일 디즈니가 디즈니사의 저임금·임금 격차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드림, 그리고 다른 동화들’(The American Dream & Other Fairly Tales)를 제작했다.
영화는 디즈니랜드 관리인이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벌려면 2000년간 일해야 한다고 고발한다.
2018년 기준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관리인 임금은 시간당 15달러(약 2만원), 밥 아이거의 연봉은 6560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