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기도 전에 극단적인 날씨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산불과 폭풍우, 토네이도까지 발생하면서 주 전역이 극심한 기상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주 말리부에서 발생한 ‘프랭클린 산불’은 강력한 산타아나 바람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북가주에서는 폭풍우로 인해 산악지대에 눈이 수피트 쌓였으며, 베이 에어리어(Bay Area)와 산타크루즈 카운티에서는 홍수와 토네이도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유사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가주는 강한 바람으로 다시 화재 위험이 높아질 예정이며, 북가주는 연속적 ‘대기의 강’ 영향으로 또다시 홍수와 여행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말리부에서 발생한 프랭클린 산불은 월요일 오전 기준으로 50% 이상 진압됐지만, 남가주는 여전히 건조한 날씨와 낮은 습도로 화재 위험이 높다.
특히 벤추라 카운티와 LA 서부 지역은 17일 오후부터 ‘레드 플래그 경보’가 발효된다. 산타모니카 산맥과 샌가브리엘 산맥 일대에서는 40-60마일(약 64-96km/h)의 강풍이 예상된다.
국립기상청(NWS) 기상학자 로비 먼로는 “이번 바람은 프랭클린 산불을 키웠던 지난주 바람보다는 약하지만, 여전히 화재 위험이 높다”며 “산불 발생 시 극단적인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가주는 지난 주말 동안 큰 폭풍우로 몸살을 앓았다.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도로가 침수되었고, 노스 베이 코스트 일대에서는 강풍으로 나무들이 쓰러지며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에 사상 최초로 토네이도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실제 토네이도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타크루즈 카운티 스코츠 밸리에서 EF-1 등급의 약한 토네이도가 발생하며, 시속 90마일(약 145km)의 강풍으로 나무와 전신주가 쓰러지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폭풍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많은 눈을 뿌리며 타호 호수 지역에 수 피트의 신선한 눈을 쌓이게 했다. 베이 에어리어 일부 저지대에서는 도로와 지하도가 침수되었고, 일부 차량이 물에 잠기는 상황도 목격됐다.
기상청은 20일부터 다시 알래스카 만에서 시작된 습한 기류가 대기 강수대를 형성하며 북가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비구름은 다가오는 주말부터 크리스마스 주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또 한 차례의 홍수 위험과 눈이 예상된다.
남가주와 북가주는 극명한 날씨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남가주는 겨울철 초반에는 강수량이 적고, 북가주는 대기의 강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토네이도와 같은 이례적 기상 현상도 잦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북가주에서는 다시 폭우와 폭설이 예상된다.
남가주 역시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화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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