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일본 라면의 열풍이 불었었다.
리틀도쿄를 비롯해 소텔의 일본타운에도 라면, 일본식 라멘집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라멘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은 흔한 일상이 되었다.
한국에서 미국 여행을 온 사람들은 “무슨 라면을 먹자고 줄까지 서느냐?”라며 의아해 했지만 라멘 열풍은 가히 대단했었다.
젓가락질을 좀 한다는 타인종 고객들까지 모두 모여 라멘 애찬론을 펼쳤고, LA 타임스나 EaterLA는 각 라멘집의 특색을 소개하는 등 열풍에 일조하기도 했다.
당연히 일본 라멘집도 코로나19 피해를 봤고, 여전히 실내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요식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야외 패티오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식 라멘집의 특성상 업소는 작고, 패티오 자리는 없으며 주차공간도 따로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이들이 택한 방식은 바로 마켓과 콜라보레이션이다.
일본 라멘집들 가운데 인기 있는 10여군데의 라멘집이 일본 마켓과 함께 냉동 라면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라멘업체가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는 만큼 소규모로 진행되는 이벤트이며, 그룹으로 나눠 첫째주에는 A,B,C 라멘집, 둘째주에는 D,E,F 라멘집 등 돌아가면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반응은 의외로 뜨겁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홍보된 라멘집 마켓 진출 소식은 라멘 매니아들을 일본 마켓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들었고, 라멘 뿐 아니라 일본 제품을 덩달아 판매하게 하는 효과도 만들어 냈다.
토랜스 세이와 마켓 측은 “일주일마다 번갈아 가면서 ‘라멘 페어’를 진행하고 있다.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마켓을 찾은 타인종 고객은 “‘라멘페어’ 이벤트 소식을 듣고 왔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멘집은 지난 주에 끝났다. 아쉽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다른 유명 라멘집 라면을 사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마켓 수로만 놓고 봤을 때 한국마켓이 일본 마켓의 수 보다 두, 세배는 많다. 이런 이벤트를 왜 진작에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
<이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