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서 ‘중도좌파’ 사민당 승리
사민당 숄츠 “독일을 위해 일할 권한 얻었다”
연정 구성 시나리오 열려 있어…’대연정’은 희박
독일 연방의회 분데스타크(Bundestag) 총선 결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초접전 끝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새벽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9개 선거구 개표 결과 사민당이 25.9%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당연합은 24.1%를 득표하면서, 16년 만에 정권을 넘겨주게 됐다.
녹색당은 14.8%, 친(親)기업 성향 자유민주당(FDP)은 11.5%를 얻었다.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는 10.3%를 득표했다. 극좌 링케는 4.9%에 그치면서 의석을 잃게 됐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는 “독일을 위해 훌륭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분명한 권한을 얻었다”며 자축했다.
역대 최악의 결과표를 받은 기민련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는 “바람직하지 않은 표 손실”이라고 말했다. 기민련의 역대 최저 득표율은 1949년 31%였다.
기민련은 연정 구성을 위해 소수 정당과 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르켈 총리는 차기 총리가 정해질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녹색당·자민당은 사민당과 기민련 모두와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전통적으로 녹색당은 사민당과, 자민당은 기민련과 협력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모든 정당에 협상을 열어둘 것을 암시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는 “유권자 75%가 차기 총리 당에 투표하지 않았다”며, 녹색당과 자민당이 먼저 연정 구성 논의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는 “기후변화 위기는 차기 정부의 주요 문제로, 모든 협상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사민당과 기민련이 ‘대연정’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라셰트 대표는 “누가 1위가 됐든, 모든 이들이 대연정은 유망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겐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선 그은 바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스페인과 독일은 강한 유럽과 공정한 녹색 회복을 위해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숄츠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역 정당인 남슐레스비히유권자연합(SSW)은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1석을 얻게 됐다. 정당별 정확한 의석수가 나오기까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