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에…美 쓰고 버린 일회용 의료장갑 태국서 수천만개 수입
미국에서 코로나19로 극심한 의료용품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해외에서 이미 사용했던 일회용 의료장갑이 새것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대거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CNN에 따르면 태국에서 이미 사용했던 제품을 세척한 일회용 니트릴 장갑과 가짜 일회용 니트릴 장갑 수천만개가 미국으로 수입이 됐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미국과 태국 당국의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니트릴 장갑은 합성 고무 소재인 NBL(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를 주 원료로 만든 일회용 장갑으로 의료용으로 널리 사용된다.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환자를 검진할 때 이용된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개인 보호장비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미국 당국은 마스크, 가운 등 개인 보호장비 공급난이 심각해지자 일시적으로 수입 규제를 완화했다. 이를 틈탄 불법 수입이 기승을 부리면서 가짜 니트릴 장갑이 무더기로 미국에 유입된 것이다.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는 무역업자인 타렉 커센은 지난해 말 태국에서 수입한 의료용 장갑을 유통업체에 넘기는 과정에서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커센은 “우리는 매우 화가 난 고객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다”며 유통업체들은 격앙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용물을 확인해 보니 이미 사용됐넌 일회용 장갑이 눈에 들어왔다. 핏자국이 보이거나 지저분한 장갑도 있었다”며 “일부는 2년전 날짜가 적힌 제품도 있었다.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커센은 결국 고객들에게 환불을 해주고 미식품의약국(FDA)에 이같은 내용을 신고했다고 말했다.
제품이 표준에 미달하고 니트릴 제품도 아니어서 저가에 식료품 회사, 호텔, 음식점 등에 저가에 팔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미 FDA는 제대로 된 검사를 하지 않다가 지난 8월이 돼서야 태국산 제품의 경우 검역 없이는 통관을 보류하라는 경고를 모든 항만 직원들에게 보냈다고 CNN은 전했다.
관세국경보호청(CBP)는 4000만개의 가짜 마스크와 수십만개의 다른 개인 보호장비 물품을 압류했지만, 의료장갑의 양은 별도로 추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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