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이 고령 근로자들의 퇴직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은퇴자들을 포함한 더 많은 사람을 노동시장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징후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노동력의 증가로 이어지고 또 이것은 경제 성장 전망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은퇴 후 연금이나 저축에 의존해 생활하던 사람들이 물가 상승 때문에 다시 고용 시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을 겪었던 노동 시장의 여건은 보다 나아질 수 있는 설명이다.
경제 자문 기업인 RSM US LLP의 수석 경제분석가 조 브루수엘라스는 “저금리와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정 수입으로 살기를 기대했던 집단의 변화를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연금이나 저축 등 고정된 수입으로 살려는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은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동 시장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이 겪고 있는 것은 이러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일종의 충격 여파”라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5세 이상 사람들이 일을 하거나 직업을 구하는 비율은 지난해 10월 38.4%에서 올 3월 38.9%로 증가했다.
3개월 이동 평균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해당 연령대에서 48만명 이상이 노동시장에 유입됐다. 이는 대유행 발생 이전 6개월 동안 고용 시장 유입인구가 18만명 수준이었던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분석가들은 많은 요인들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나가서 일자리를 찾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학교 및 어린이집 재개장, 원격 및 재택근무, 대유행 이후 정부 지원 종료, 임금 상승 등을 예로 들었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수석 경제학자 미겔 파리아-에-카스트로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약 260만명의 미국인이 예상보다 일찍 은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사이트 인디드는 2020년 3월 이후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사람들이 일터에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민간 연구 개발기관 랜드코퍼레이션의 경제분석가 캐스린 에드워즈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은퇴한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은퇴한 사람들에게 있어 높은 인플레이션은 그들이 노후를 보내기 충분한 저축을 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며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지면서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이는 아직 은퇴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도 은퇴 결심을 다시 생각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