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여중생으로 만나 우정을 키워온 두 미국인 친구가 성전환 후 부부가 돼 가정을 꾸린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3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킹즈포트에 사는 트렌스젠더 남성 에런 카페너(25)는 지난해 12월 배우자 케이라 카페너(26)와 결혼식을 올렸다.
에런과 케이라는 11년 전 킹즈포트 한 중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둘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에런은 케이라에 대한 사랑을 깨달았지만, 주변 사람들 시선이 두려워 표현하지 못했다.
6개월 뒤 에런은 가족과 함께 오리건주로 이주하게 됐지만, 이후에도 카페너와 연락을 이어갔다. 2년에 한 번 할머니를 방문하러 킹즈포트를 찾기도 했다.
애런은 점차 성 정체성을 깨달아갔고, 이 때문에 가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16세에 집을 나온 에런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돈을 모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남성이 된 애런은 지난 2016년 케이라가 있던 킹즈포트로 돌아갔다. 몇 번 만남 후 에런은 용기를 내 케이라에게 입맞춤하며 사랑을 고백했고, 케이라도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이후 커플이 된 에런과 케이라는 지난해 결혼식을 올렸고, 중학교 친구들 일부가 하객으로 참석했다.
케이라는 “친구에서 연인 관계로 넘어가는 건 자연스러웠다”며 “에런은 늘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성전환은 우리 관계에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린 항상 단순한 친구 이상으로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며 “어렸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에런의 성전환 후 재회했을 때 모든 것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관계는 우정을 기반으로 했다”며 “그것이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에런은 “케이라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며 “내가 어떤 성별이든 케이라가 나를 사랑해줘서 큰 축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라에게 입맞춤하기 위해 용기를 낸 건 대단한 일이었고, 케이라가 내게 다시 키스했을 때만큼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