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는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항변했다.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주민들이 “인종 학살을 당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며 “특수 작전의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모두 달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날 114일째로 접어들었다. 러시아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무모하고 비이성적이라며 각을 세웠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세계의 나머지를 그들의 뒷마당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국가들을 고립시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은 이 나라들을 식민지 또는 이류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무모하고 이성을 상실했다”며 “힘으로 러시아 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는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서 미국이 식량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빈국의 기근에 대해 미국 행정부와 유럽 국가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세계 식량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곡물을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식량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푸틴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 밀 등 곡물 수출이 가로막혔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의 봉쇄는 이미 세계 식량 가격 상승을 초래했고, 세계 일부 지역에 치명적인 식량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또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 엘리트들에게 자국을 떠나지 말고 러시아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진정한 성공은 당신의 미래와 당신 아이들의 미래를 조국에 걸어야 가능하다”며 “러시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다. 러시아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소유 요트를 압류하고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편 크렘린궁은 SPIEF 시스템이 디도스 공격을 받아 푸틴 연설이 예정보다 늦게 시작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