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경제론을 기반으로 전세계 복지 향상 증진을 추구해온 유명 경제학자 비외른 롬버그가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부국들이 위선적으로 기후대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다. 부제는 “자신들은 석유와 석탄에 더 많이 의존하면서 개발도상국들에게 태양력 풍력에 의존하라고 말한다”고 돼 있다.
선진국들의 전세계 에너지 위기 대처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위선적 태도가 드러난다. 부국들은 개도국에 재생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꾸짖는다. 지난달 선진7개국(G7)은 해외의 화석연료 개발에 돈을 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유럽과 미국은 아랍국들에 석유생산을 늘리도록 구걸하고 있다. 독일이 석탄 발전을 재개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천연가스 생산에 큰 돈을 쓰고 있다. 많은 유럽국들이 보츠와나에 석탄 증산을 요구해 수출량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선진국들은 화석연료를 대대적으로 사용하면서 발전했다. 여전히 경제의 대부분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태양전지와 풍력발전은 야간이나 구름이 끼면 생산하기 어렵다는 등의 한계가 있다. 배터리 저장 능력을 늘리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세계의 모든 현존 배터리를 모두 동원하더라도 전세계 전력 사용이 75초 동안 지탱할 수 있을 뿐이다. 공급이 빠르게 는다고 해도 2030년 전세계 배터리 보유량으로는 11분 밖에 지탱하지 못한다. 매년 독일 겨울마다 태양전기 생산이 줄어들고 풍력 발전은 거의 중단돼 기껏 7000분, 5일 정보 분량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개발도상국들이 태앵전기와 풍력발전에 의존해 경제 발전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유다. 공장들은 풍력에 의존해 생산활동을 할 수 없다. 제철소와 비료공장은 석탄과 천연가스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태양 전기와 풍력 발전으로는 물 펌프와 트랙터 등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계장비 가동을 못한다.
부국에서 전력 생산의 4분의 3 이상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이유다. 태양전기와 풍력은 3%밖에 안된다. 부국 국민 1인당 평균 화석연료 생산 전력 사용량은 빈국 국민의 23배에 달한다.
그러나 부국들은 개도국의 화석연료 개발 지원금을 줄이고 있다. 전세계 35억명이 안정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한다. 이들에게 부국들이 부자가 되도록 한 수단을 제공하지 않고 태연하게 석탄과 천연가스, 석유를 건너 뛰고 곧바로 태양과 바람의 녹색 열반에 들도록 훈계한다.
이런 행위는 희망적 사고와 녹색 마케팅이 빚어낸 사기극이다. 2014년 그린피스가 인도 최초의 태양 마을로 만들려 시도한 다르나이의 사례가 있다.
그린피스는 다르나이가 “화석연료 산업의 함정에 빠지기를” 거부했다고 선언해 전세계적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태양전기 공급이 시작된 날 배터리가 몇 시간 만에 침수됐다. 한 소년이 집에 딱 하나 있는 전등을 켜지 못해 숙제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은 전력 시스템 고장을 일으킨다며 냉장고와 TV를 켜지 말도록 지시를 받았다. 전열기를 사용하지 못해 나무와 소똥으로 밥을 해야 했고 이는 하루 담배 두 갑을 피우는 만큼 건강에 위협이 된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개발도상국 전체에서 매년 수백만명의 영아가 실내 공기 오염으로 숨진다.
2014년 8월, 그린피스는 인도 최고위급 정치인을 초대했고 그가 환경장관이 돼 그린피스의 짓거리를 칭송했다. 주민들은 그가 나타나자 “가짜 전기” 대신 “진짜 전기”를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다르나이가 마침내 석탄에 거의 의존하는 주 전력망에 연결된 뒤 마을 주민들은 재빨리 태양전기를 차단했다. 한 학술연구에 따르면 석탄 발전망이 태양전기보다 비용이 3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우기 TV와 난로 등을 켤 수 있을 정도로 넉넉히 공급됐다. 다르나이의 태양 전기판은 현재 먼지에 덮여 있고 이 지역엔 양떼가 방목되고 있다.
분명 태양 전기도 쓸모가 없지 않다.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조명을 밝히는 용도 정도다. 그러나 비싸고 한계가 분명하다. 인도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태양 전기에 보조금을 넉넉히 지원하더라도 대부분 주민들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스페인 같은 부국에서도 대부분의 새 풍력 및 태양 전기가 보조금이 많은 데도 자리잡지 못한다.
부자 나라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수십년 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의 모든 기후 대책이 실행되더라도 재생에너지는 2050년 미국과 유럽 에너지 사용의 3분의 1밖에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한다. 개도국도 이런 위선을 모르지 않는다. 나이지리아의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이 이를 우아하게 표현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재생에너지로 산업화를 이루지 못했지만 아프리카는 전세계 모두가 우리의 산업에 천연가스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될 때까지 그렇게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다른 나라들의 발전을 이기적으로 가로막기보다 부국들은 정신을 차리고 녹색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효율적이고 싸지도록 하기 위한 혁신에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가난한 나라들이 풍부하고 신뢰할만하며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의 덕을 보지 못하도록 고집하는 건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