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가 세계 각지에서의 잔혹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연례 잔혹행위보고서를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중국의 신장 지역 탄압 등이 거론됐다.
국무부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연간 ‘엘리 위젤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의 이름을 딴 ‘엘리 위젤 집단학살·잔혹행위 예방법’에 따라 작성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잔혹 행위 대응 및 과거 잔혹 행위 국가사례, 예방 대책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잔혹 행위 예방 전담 태스크포스의 활동 결과를 묶어 작성됐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내용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특히 지난 3월23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전쟁범죄 자행을 공식 선언한 점이 미국의 잔혹 행위 대응 활동 중 한 예시로 거론됐다.
보고서는 “손이 묶여 살해된 개인과 투항을 시도하던 우크라이나인 처형, 고문, 민간 목표물 겨냥, 민간인의 러시아·벨라루스 강제 이주, 전쟁 관련 성범죄, 명백히 트라우마를 심어주기 위해 어린이와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행하는 성폭력 등에 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파트너 국가와 조율해 미국은 이런 행동을 기록하고 잠재적인 전쟁범죄와 다른 잔혹 행위의 책임을 묻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지지한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유엔 조사위원회 등의 조사 활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거의 매일 블라디미르 푸틴의 침략 전쟁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에게 자행되는 새로운 잔혹 행위에 관해 듣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학교·병원 폭격과 곡물 창고 및 밀 경작지 파괴, 여성·소녀 상대 성폭행과 남성·소년 처형을 거론했다. 이어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참상도 거론, “잔혹 행위와 인권 유린을 불가피하다고 수용하기를 거부한다”라며 “우리는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신장 지역 위구르족 탄압 문제도 거론됐다. 국무부는 “미국은 동맹·파트너국가와 중국에 신장 지역에서의 집단학살 및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종식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블링컨 장관의 위구르 생존자 면담도 거론했다.
국무부는 “미국은 중국에서의 강제노동, 박해, 다른 학대를 피해 도망치는 이들을 계속 지원한다”라며 “신장에서 온 위구르족과 다른 민족·종교적 소수자가 중국으로 송환되는 일을 막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 수단, 남수단, 이라크, 시리아, 에티오피아, 버마(미얀마),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잔혹 행위 및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이 보고서에 거론됐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은 따로 거명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