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를 가리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친이낙연계 3선 중진 전혜숙(서울 광진갑) 의원이 11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안 보인다”며 “민주당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했고, 특정인의 방탄과 특정세력의 호위만 남아 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지난주 저를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경선에서 패했다. 낙선자 그 누구도 당에 대한 원망도 없었고, 민주당에 남아 총선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견을 낸 분도 있었다”며 “그런데 이런 의원들을 향해 이 대표는 위로의 말은커녕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인천) 계양을 출마와 법원 출두로 바쁜데도 총선지휘까지 하고 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작했다. 중도층 국민들 보기에 누가 더 혁신적으로 보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자기혁신으로 무엇을 버렸느냐”며 “민주당 공천혁신을 자랑하는데 총선 결과에 책임질 자세는 되어있느냐”고 덧붙였다.
전 의원의 탈당으로 공천 국면에서 민주당을 떠난 의원은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박영순(초선·대전 대덕)·설훈(5선·경기 부천을)·이상헌(재선·울산 북구)·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을 합쳐 7명이 됐다.
전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 박·설·홍 의원 3명이 새로운미래에 입당하거나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의원과 함께 ‘민주연대’를 결성했던 설 의원은 당장 새로운미래에 입당하지 않고 외곽에서 민주당 탈당파를 더 모은 뒤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미래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총 체제를 가동했다.
새로운미래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과는 여러 얘기를 해왔지만 거취 문제는 의원의 결정과 판단 이전에 당에서 영입하겠다고 미리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몇 분의 의원들과 더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이번 주 안으로 1~2명의 의원이 추가로 합류할 것 같다. 22일 후보 등록 전까지는 제3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