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새로운 무역질서의 등장이자 오래된 질서의 종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7일 0시 1분을 기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이번 조치로 글로벌 무역 전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미국 수입 관세율은 대공황 시절인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새로운 무역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관세는 애초 이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세관 당국에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 유예됐다.
무역 합의에 실패한 국가들은 고율의 상호 관세 부과를 피하고자 미국 측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으로부터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스위스의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미국을 급히 방문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도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는 수개월에 걸친 위협과 일시 유예 등의 결과물로 수십 년간 지속된 국제무역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시도다.
법률 회사 시들리 오스틴의 국제 무역 전문 변호사인 테드 머피는 “새로운 공식 관세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큰 일(big deal)”이라며 “이런 관세는 상황을 뒤흔들었다. 새로운 무역 질서의 등장이자 오래된 질서의 종말”이라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이 직면한 새로운 무역 체제에 대해 언급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채드 브라운 선임 연구원은 FT에 “우리는 이제 새로운 세상이 살고 있다. 이 문제(관세)의 복잡성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상호관세는 유럽연합(EU), 일본 등 미국과 새로운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에도 적용된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8월 12일 상호관세 인하 종료 시한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별개다.
멕시코는 30%로 예고됐던 상호관세가 90일 유예, 현행 25%로 유지되며 한숨 돌렸지만, 캐나다는 관세가 25%에서 35%로 인상되는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호관세가 면제되는 의약품, 반도체, 가전제품에 대해서도 곧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석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물리는 관세율을 5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무역 전쟁을 통해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근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에 발표한 것보다 대부분 낮지만, 미국의 실효 관세를 수십 년만 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미국이 수조 달러를 벌었다”며 “미국을 다시 부유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지난 5일 미국이 지난달 관세로만 300억 달러(약 41조532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에는 한 달 평균 80억 달러의 관세 수입을 얻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7일 이전에 외국의 항구에서 선적이나 최종 환적을 마치고 10월 5일 전에 미국에 입항하는 수입품에 대해선 각국별로 기존 상호관세율이 적용된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