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스트 리바스 에르난데스 가족을 위한 GoFundMe 페이지에는 1,000건이 넘는 기부가 올라왔고, 그중 눈에 띄는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Solana의 셀레스트 커뮤니티 멤버”라는 이름으로 기부한 사람들이었다. 1,000달러, 400달러 등의 금액과 함께 “이 상상할 수 없는 상실 속에서 힘내시고 사랑을 보냅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있었다.
1년 전 LA 근교 레이크 엘시노어에서 실종된 십대 소녀가, 최근 떠오르는 R&B 가수 D4VD 소유의 테슬라 차량 트렁크 안에서 참혹하게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어두운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셀레스트의 기억을 이용해 암호화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밈코인(MemeCoins)은 디지털 암호화폐 산업의 일부다. 밈코인은 기술적인 목적보다는 인터넷 밈, 유명인사, 또는 바이럴 이벤트에 기반해 만들어지며, 주로 소셜미디어의 열기, 커뮤니티의 열정, 투기심에 의해 가치가 형성된다.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부는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셀레스트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그녀를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코인들이 Solana 등 다양한 사이트에 등장해 사고팔리는 일이 벌어졌다.
한 암호화폐 전문 기자는 “셀레스트를 위한 정의(Justice for Celeste) 토큰은 진심 어린 추모인가, 아니면 착취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2025년 9월 8일, 헐리우드의 한 견인차 보관소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 후 테슬라 차량 트렁크 안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셀레스트 리바스 에르난데스(15)는 훼손된 채로 발견되었으며, 차량은 가수 D4VD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었다.
기자 사미욱타 L KM은 “어떤 비극은 너무도 참담해 이해하기조차 어렵지만, 인터넷은 그런 비극마저 왜곡하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썼다.
“15세 소녀 셀레스트 리바스 에르난데스의 죽음은 SNS 상에서 분노와 슬픔을 불러일으켰지만, 암호화폐 세계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는 그녀의 이름이 이미 하나의 토큰으로 변해버렸다. ‘Justice for Celeste’라는 이름의 수십 개 코인이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AMBCrypto의 설명에 따르면, 수십 개에 달하는 셀레스트 관련 밈코인이 실제 화폐 가치로 거래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들 코인은 셀레스트 리바스 에르난데스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동정과 분노, 또는 단순히 그녀의 이야기를 둘러싼 엄청난 관심과 주목을 기반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익은 실제로 셀레스트의 가족에게 돌아가고 있을까? 단언하기 어렵다.
Solana는 온라인상에서 가치를 주고받거나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이며, 이와 비슷한 구조의 거래소들에서도 추모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Solana 커뮤니티’의 일부 트레이더들이 GoFundMe에 기부한 인물일 가능성도 있다. 추가 기부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가는 걸까? 누가 그 거래를 감독하고 있으며, 누가 이를 감시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암호화폐 전문가이자 팟캐스트 ‘Coin Stories’를 진행하는 비트코인 교육가 나탈리 브루넬은 “어떤 이들은 가족을 돕기 위해 인식을 높이거나 기금을 모으고 싶어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토큰이 하룻밤 사이 생겨나도 감시도 없고, 보장도 없으며, 대개는 책임도 없다”고 말했다.
브루넬은 “누구든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몇 분 만에 토큰을 만들 수 있다. 이를 감시하는 사람은 없고, 종종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은 익명의 개발자나 내부자들이다. 어떤 토큰 프로젝트가 ‘기금이 유가족에게 전달된다’고 주장한다 해도, 그것이 실제로 실행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R&B 가수 D4VD는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LA 대저택을 떠났으며, 대부분의 활동과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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