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안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양측이 모두 답하면서, 휴전이 가시화된 양상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 계획 1단계인 모든 인질의 즉각적 석방 위한 즉시 이행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전쟁 종식을 위한 이스라엘의 원칙과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통령 및 그의 팀과 전면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가자지구 폭격 중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군에는 가자지구 작전을 중단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TOI는 이스라엘군 라디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도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날 “최근 전개 상황에 따른 특별 상황 평가 회의”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정치 지도부의 명령에 따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인질 석방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 계획 1단계 이행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명령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스라엘군 역량은 남부사령부에 배치돼 방어에 투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 지도부가 가자시티 장악 작전을 중단하고 방어에 집중하라는 명령을 했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TOI는 분석했다.
앞서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을 일부 수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입장 발표를 압박했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5시간만에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포함된 교환 방식에 따라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데 동의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현장 조건과 함께 교환이 이뤄지도록 준비가 돼 있다”며 “이와 관련해 중재자를 통해 즉시 협상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포함된 가자지구 미래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기타 사안들은 통일된 국민적 입장과 국제법 및 결의와 연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안들은) 포괄적인 팔레스타인 민족적 틀 안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그 틀 속에서 하마스 역시 포함돼 전적인 책임을 갖고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질 석방에는 동의하지만, 전후 가자지구 운영이나 무장해제 관련 조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그대로 수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장 해제 관련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못 박았다. 72시간 내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건 현 상황에서 비현실적이라는 입장도 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폭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인질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그는 인질 구출을 위한 “우리는 이미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영상 메시지도 트루스 소셜을 통해 공개하고 “최종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질들이 그들 부모의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며 종전안 시행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가자지구 종전 및 전후 구상을 발표했다.
총 20개 항으로 구성된 이번 계획에는 양측이 동의하면 전쟁이 즉시 종결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인질 및 수감자들을 석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군하며, 과도기 가자지구를 통치할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설치된다. 이를 감독할 평화위원회도 설치한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맡는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개혁을 완료하면, 가자 통제권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될 수 있다며, 그 전제 조건으로 “개혁 프로그램 충실한 이행”을 들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하마스는 배제되며, 가자지구 안보는 임시국제안정화군(ISF)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