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군 공병들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매설한 제거작업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14일 발표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NK NEWS)에 따르면 러 정부가 이날 북한군의 지뢰 제거 작업 참여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 기관지 붉은별은 이날 “러시아 공병들과 함께 북한의 군사 전문가들이 해당 지역을 정화하는 매우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올해 초 국경 지역에 파견됐던 북한군을 칭찬하면서, 조선인민군 특수 부대가 “적을 격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쿠르스크에서 몰아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쿠르스크 주지사 알렉산드르 힌슈테인은 북한이 건설 노동자 5000 명과 지뢰 제거 전문가 1000 명을 파견하기로 지난 6월 합의했으며 지난 9월에 북한 공병들이 지뢰 제거를 돕기 위해 도착했다고 밝혔었다.
붉은 별은 북한 공병들이 러시아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이 남긴 “수백 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폭발 장치”로 빽빽하게 채워진 지대의 지뢰를 제거하는 난제를 마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일상용품, 어린이 장난감, 심지어 사망한 병사의 시신 안”에 설치된 지뢰와 미국, 영국, 불가리아제 포탄과 박격포탄, 대전차 및 대인지뢰, 수류탄, 자동 유탄발사기 탄약 등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 장비가 제거 대상이라고 밝혔다.
보도는 또 미국산 클레이모어 지뢰, 핀란드제 헤일스톰 파편 지뢰, 자기 지뢰, 너무 쉽게 발동돼 지뢰금지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스페인제 지뢰”를 언급했다.
붉은별에 따르면, 북한 공병들은 이러한 폭발물 대부분을 처음 접하는 상황이며, 러시아 측은 이를 위해 각종 지뢰 취급법에 관한 교범을 준비하고 훈련장에서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지뢰 제거용 원격 조종 불도저인 우란-6 조종 장치를 들고 있는 북한 병사의 모습이 보였고, 신문은 북한 전문가들이 유사한 스토커-IB 지뢰 제거 로봇과 함께 이러한 장비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공병들은 개량된 러시아산 OVR-2-02 방호복과 발을 보호하는 특수 신발도 지급받았다.
신문은 “북한 동지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과 포격을 당하는 극도로 어려운 조건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붉은별은 “조국을 떠나기 전, 북한 병사 한 명 한 명은 작은 흙주머니를 챙겼고, 이를 때로는 목숨을 걸고 특별히 소중히 지키고 있다. 북한 공병들은 쿠르스크의 흙을 자기들 땅처럼 여기며, 지역 주민들이 가능한 한 빨리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러시아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의 영상에는 북한 공병들이 한 훈련 기지에서 드론 대응법, 지뢰 제거 로봇 운용, 탐지 장비 사용, 나토 제조 폭발물 해체 등을 배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편 한국 정보기관은 이달 초 약 1만 명의 북한군 병력이 치안 임무를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 더 가까운 곳으로 재배치됐다고 보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