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스캔들 후 6년 넘게 고전하고 있는 일본의 기술 대기업 도시바(東芝)는 12일 경쟁력 제고를 위해 3개 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발전 등의 인프라 서비스 사업과 하드 디스크 등의 컴퓨터 장치(디바이스) 사업에 주력하는 2개 회사를 새로 설립하여 2023년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
도시바 본체는 반도체 대기업인 ‘키옥시아 홀딩스’의 지분 40.6%를 보유한 회사로서 존속하게 된다.
도시바는 현재 300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외국인 주주 지분이 과반을 넘고 있다. 주주들은 도시바를 아예 사모펀드에게 매각해 비공개로 돌린 뒤 철저한 구조 재편을 하는 것을 요구해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사모펀드 매각 급은 아니지만 도시바와 같은 대기업이 사업 재편하며 분할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처음이다. 이날 도시바 경영진은 전략위원회가 5개월 간 숙고했다고 말했다.
도시바에 앞서 사흘 전에 역시 다양한 분야로 확장한 뒤 고전하던 미국의 기술 재벌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에너지, 의료 장비 및 항공산업 등 3개 회사로 독립 분할을 결정했다.
이날 도시바의 추나카와 사토시 CEO는 본체에서 떨어져나가는 두 개 사업은 각기 매우 상이하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장치 사업의 사이클은 인프라보다 매우 빠르며 장치 사업은 대신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CEO는 “분할 독립으로 복잡성이 제거돼 잠재되어 있던 엄청한 가치가 풀려날 수 있고 사업들이 보다 집중된 관리를 받으면서 민첩한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주주들에게 선택의 문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할 독립안은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주총이 내년 초 예정되어 있다고 CEO는 말했다.
도시바는 거의 주기적으로 경영관리 문제를 노출했는데 2015년에 수 년 동안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는 스캔들이 터졌다. 이 사건 후 도시바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였고 문어발 사업 상당 부분을 쳐냈다.
2017년에는 주주 행동주의 조직 엘리엇 등으로부터 상장 폐지 공격을 받아 외국 투자자들에게 55억 달러를 끌어와야 했다.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 경영진과 재무성이 이를 우려해 사전 협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도시바는 최근 분기(7월~9월) 순익으로 418억 엔(3억6700만 달러, 4300억원)을 보고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배 이상 는 것이다.
이때 1년 총 이익으로 1300억 엔(11억 달러)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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