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X세대 백만장자는 대처법 달라
전문가 “어떻게 부 축적했는지 따라 차이”
미국의 밀레니얼(1980~2000년대 초 출생) 세대 백만장자 10명 중 9명이 2022년에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CNBC방송이 젊은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밀리어네어 서베이’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백만장자 응답자 90%는 내년 잠재적인 세금 변동에 대비해 주식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과반(55%)는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했고, 35%는 부동산 계획을 바꾼다고 답했다. 부동산을 매각하겠다는 답변은 26%, 증여는 23% 순으로 나타났다. 23%는 세금계획의 일환으로 주식과 부동산을 외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답변은 다른 세대의 백만장자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 X세대(1965~1976년 출생) 백만장자들은 54%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고, 베이비붐 세대(1950~1964년 출생) 백만장자들의 경우 29% 수준이었다.
현재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법안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사회복지법안을 통해 세법의 대폭적인 개정이 예고된 상황이다. 올해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민주당 상원 의원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지만 내년 의회에서 법안이 가결된다면 세법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톨츠자산운용의 투자자문관 블레어 뒤퀘즈나이는 이러한 세대 간 차이에 대해 “이들이 어떻게 백만장자 신분에 올랐는지와 한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백만장자들의 자산 중 주식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들이 일하는 회사일 수도 있고 단순히 테슬라에 모든 걸 맡기고 보유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레니얼 세대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에 대한 특징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구세대들의 경우 원치 않을 경우 아무런 변화도 필요하지 않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CNBC와 밀리어네어 서베이를 함께 진행하는 스펙트럼 그룹의 캐서린 맥브린 상무는 밀레니얼 세대 백만장자들에 대해 “투자 성향은 매우 공격적이지만 똑똑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 백만장자들은 주식투자 등으로 인한 장기 자본이익을 일반 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또 상원에 발의돼 있는 순자산 5000만 달러 이상 가구에 연 2% 세금을 부과하는 부유세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브린 상무는 “이들이 이런 내용을 이미 숙지하고 있다는 것은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되기 전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1년간 미국 경제에 얼마나 큰 위험인지 인식하는 데 있어서도 세대별 큰 차이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 중 아무도 인플레이션이 위험하다고 응답하지 않은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고 이어 세금 인상과 미국 주식시장 등을 꼽았다.
맥브린은 “밀레니얼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이해할만큼 똑똑하지만 경험해본 적은 없다”며 “기존 세대들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인플레이션 파동에 점점 신중해지고 있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세금과 시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리어네어 서베이는 투자 가능한 자산을 100만 달러 이상 보유한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 참가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6월 조사에는 700여명 가량이 참여한 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