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능력에 대해 점점 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CNN이 8일 보도했다. 전세를 뒤집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를 포함, 종전 협상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방의 한 고위 외교관은 CNN에 “앞으로 몇 주 동안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들(우크라이나군)이 이 분쟁의 균형을 바꿀 진정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은 “이 브리핑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이것은 그들이 직면한 도전을 상기시킨다”면서 “지금은 전쟁 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평가했다. 퀴글리 의원은 최근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장갑군을 훈련하는 미군 지휘관들과 회의를 마치고 돌아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해 반격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뢰와 참호 등으로 겹겹이 구축한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뚫는데 애를 먹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지휘관들은 일부 부대를 재편성해 사상자를 줄이려 하고 있다.
서방의 한 고위 외교관은 “러시아인군은 여러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고 그들(우크라이나군)은 1차 방어선도 제대로 돌파하지 못했다. 지난 7~8주 동안 더 많은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면 더 고갈된 병력으로 갑자기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비관했다.
여러 당국자들은 날씨와 전투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진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을 연합 기계화 전투부대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드러났고, 서방이 공급하는 탱크와 첨단무기 체계를 훈련하는데 불과 8주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미군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Moscow #Nagasaki #RussiaIsLosing Hump Day: This Moscow area explosion is a sad reminder that today is the anniversary of the August 9, 1945 atom bomb attack on Nagasaki. Vladimir Putin, end YOUR war on Ukraine and turn yourself in for #WarCrimes. pic.twitter.com/9iBp8vxSWh
— USAS – Historian, Traveler, Planet Earth Advocate! (@USAS_WW1) August 9, 2023
이 같은 평가는 반격 초기 낙관론에서 현저한 기류 변화를 보여준다. 이 당국자들은 “이러한 기대는 비현실적이었다”면서 이것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가능성을 포함해 종전 협상을 시작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고 강조했다.
퀴글리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것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는 (병력을) 희생시키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난전'(blame game)을 촉발해 동맹 내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방의 한 고위 외교관은 “문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는 비난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더딘 이유는 서방의 더 많은 첨단 무기가 제 때 인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봄에 (반격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하지 않았다. 솔직히 우리는 충분한 군수품과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고, 첨단 무기 시스템 훈련을 받은 병력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중남미 언론 인터뷰에서도 “반격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주도권은 가진 것은 우크라이나”라면서 “또한 이것은 (군사)장비가 부족할 때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