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 항공사의 초대형 화물기가 이번 주 북한을 비밀 방문한 것으로 보여 전문가들이 북-러 사이의 중요 무기 거래에 사용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NK NEWS)가 13일 보도했다.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러시아의 일류신 IL-78TD 화물기인 RA-76842호가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 중국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을 이륙해 서해상을 비행하던 도중 오후 7시10분에 위치 정보 송신을 껐다가 2시간 여 뒤인 오후 9시13분 평양 서쪽 상공에 다시 나타났다. 화물기는 이날 밤 늦게 베이징 동남쪽 100km 떨어진 텐진의 빈하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화물기는 다음날 중국과 몽골 상공을 통과해 모스크바로 향했다.
이 시간대 평양 공항을 촬영한 위성 영상이 없기 때문에 화물기가 북한에 착륙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플라이트어웨어 자료에 따르면 화물기가 평양 근처에서 고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나 평양 인근에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산정책연구원 국방전문가 양욱 박사는 민간 화물기의 경로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무기 거래를 가리는 “연막”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퇴 조종사인 에드 콘디트는 II-76TD가 거대한 화물기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행경로를 볼 때 북한과 중국이 제재 대상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식의 비행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IL-76TD 화물기와 이 화물기를 보유한 러시아의 민간항공사 JSC 아비아콘 지토트란스를 제재했다.
미 재무부는 제재 발표에서 “아비아콘 지토트란스가 로켓, 탄두, 헬리콥터 부품과 같은 군사 장비를 전 세계에 수송해왔다”며 이 항공사가 러시아 무기 수출에 관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군수품 등 위험한 상품과 대형 화물 운송을 전문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 회사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핵물질과 방사능 물질” 취급인가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양박사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화물기가 북한에 물건을 전달하고 군수 물자를 실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최근 몇 달 새 시험 발사해온 순항미사일을 러시아가 긴급 지원 요청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박사는 그러나 긴 시간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전투기의 엄호 등 엄격한 보안이 뒤따르는 핵물질 수송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