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로부터 수년간 아동학대를 당하고 살아남은 13남매 중 6명이 새로 들어간 위탁시설에서도 학대를 당했다.
27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친부모의 학대에서 탈출한 터핀 13남매 중 6명이 위탁시설에서도 성적·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했다. 관련 기관은 아이들의 신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했다.
아이들의 변호를 맡은 엘란 젝서 변호사는 26일 “그들이 아이들의 아픈 과거를 상기시키고 다시 경험하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터핀 남매 중 6명은 4명과 2명으로 나눠 각각 위탁관리기관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를 상대로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젝서 변호사는 2명의 변호를 맡았다. 두 소송은 모두 배심재판을 요구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 ‘차일드넷’은 위탁시설들이 부적합하고 과거 아동학대 전력이 있던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아이들 돌봄을 등한시했다.
차일드넷은 일부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그 위탁시설에 보냈다. 6명의 아이들은 3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젝서 변호사는 “아이들은 자신들 곁에 함께 해주는 누군가가 생겼다는 구원을 느끼자마자 또다시 공포의 공간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이 시설에서 당한 학대가 어떤 면에선 과거 평생 동안 견뎌온 학대보다 더 힘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일드넷 담당자는 이날 현지 언론에 “차일드넷은 사실관계를 공개하거나 고소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50년 넘게 캘리포니아에서 약하고 학대받은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보살펴왔다”고 주장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측도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에 걸린 뒤 철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특정 사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어떤 경우에서든 아이들이 다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기존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아이들의 위탁 부모와 그들의 성인 딸은 터핀 남매 6명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벨트나 샌들로 때리는 등 학대를 가했다.
그들은 6명의 아이들에게 과한 양의 음식을 먹게 강요했으며 구토할 경우 그것까지 먹게 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치가 없으니 죽어야 한다”며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방법까지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젝서 변호사는 “아이들은 이 사실을 차일드넷에 알렸지만 그들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위탁부모와 그 딸은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고 구속됐다. 아이들은 해당 시설에서 나왔다.
아이들의 친부모는 지난 2019년 2세에서 29세 사이의 13남매를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