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아나고 싶다. 내가 아는 것으로부터, 내 것으로부터, 내가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다. 나는 홀연히 떠나고 싶다. (…) 바닷가의 작은 오두막, 아니 험난한 산비탈 벼랑의 동굴이라 할지라도 내 이런 소망을 채우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의지는 그렇지 못하다.” (‘불안의 서’ 중)
‘불안의 서’는 총 480여편의 글이 실려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출판사 봄날의책을 통해 출간됐다.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에 대해 짧게는 원고지 2~3매, 길게는 20매 분량의 글로 설명한다.
480여 편에 이르는 글은 각기 독립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인간, 삶과 죽음, 내면의 심리와 외부세계와 같은 근원적이고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 가운데 이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혼자만의 시간에 삶에서 부딪히는 여러 주제에 대한 페소아의 고뇌를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한소희의 인터뷰가 공개된 후 ‘불안의 서’의 재고 수백권이 순식간에 소진되자 출판사 측은 책을 예약 판매로 전환하고 현재 중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