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9일 “묵시록적 테러 속에서 예술의 힘을 강렬한 흥미 유발과 비전 제시의 걸작으로 재확인시킨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찬사와 함께 올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뽑혔다.
크러스너호르커이(71)는 철학적이면서 암울하게 익살맞은 작품들은 가끔 긴 단 한 문장으로 전개한다. 31세 때 데뷔작 ‘사탄탱고’ 및 ‘저항의 멜랑콜리’ 등 여러 작품이 헝가리 영화감독 벨라 타르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노벨 문학상 선정의 노벨위원회 위원들은 그의 “환각에서 완전히 벗어난 예술적 응시”를 칭찬하면서 그의 응시는 “예술의 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결합되어 사회 질서의 연약함을 꿰뚫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프란츠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이르는 동부 유럽 전통 맥을 잇는 훌륭한 서사 작가이며 부조리주의와 그로테스크한 과도함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루마니아 접경지인 헝가리 남동부 귤라에서 태어났고 1970년대까지 세게드 및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다 문학으로 초점을 바꿨다. 작가의 웹사이트 전기 부문에 따르면 유럽, 아시아, 남미 등을 광범위하게 여행했으며 여러 나라에서 거주했다.
이 헝가리 작가는 2010년 이후 권위주의적 통치를 펼치고 있는 현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드러내놓고 비판해왔다. 특히 러시아와 친한 오르반이 러시아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인색하고 반대하는 것을 비난했다.
올 예일 리뷰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웃 나라를 침략하는데 어떻게 한 국가가 중립적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1985년 작 ‘사탄 탱고’는 냉전 말기 무너지는 황량한 농촌사회를 그렸으며 뒤늦게 2013년 영국서 영어번역작품 상을 받았다. 2015년 영국 맨 부커 국제부문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당시 부커상 심사위원들은 “비범한 문장,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길이에 닿는 믿을 수 없이 긴 문장들, 그런 속에서 엄숙하다가 미친 듯이 나불거리고, 장난을 치다가 또 황량함에 이르기까지 톤이 무시로 변한다”며 칭찬했다.
미국 출판에서는 2019년에 ‘벤크하임 남작의 귀향’ 번역작이 번역 분야 내셔널 북어워드 상을 받았다.
미국의 유명한 비평가 수전 손탁은 이 작가를 “묵시록의 현대판 마스터”라고 크게 칭찬했다. 미국 시인 겸 작가 앨런 긴즈버그와도 친했다.
앞서 헝가리에서는 2002년에 임레 케르테스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은 지금까지 117회에 걸쳐 121명의 작가에게 주어졌다. 지난해 수상자는 한국 작가 한강이다.
수상자는 상금으로 110만 스웨덴크로나(16억 8000만 원)을 받는다.
10일 노벨 평화상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