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사 후지TV에서 최근 불거진 연예인 성상납 의혹에 일본 대기업들이 잇따라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광고를 중단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0일 이날 기준 일본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세븐&아이홀딩스, 화장품 기업 카오 등 최소 15개 기업 이상이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후지TV에서 방영하고 있는 광고를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업들 사이에 후지TV의 광고 대응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며 “광고를 계속 진행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매체 주간문춘은 후지TV의 한 여성 아나운서가 유력한 연예인에게 성 상납을 당할 뻔 했다고 보도했다. 후지TV 한 여성 아나운서가 매체에 “편성부장 A씨를 통해 (다른 남성 연예인에게) 성 상납을 당할 뻔 했다”고 폭로한 건데, 성상납을 받은 연예인으로 일본 국민아이돌 스마프의 전 멤버 나카이 마사히로가 지목돼 파장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폭로자 아나운서 B씨는 “2021년 12월 편성부장 A씨의 측근으로부터 나카이와 A씨가 저녁 회식을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당일에야 약속 장소가 롯본기의 그랜드하얏트도쿄라는 장소 공지를 받았다. 일반적인 호텔 레스토랑이 아닌 스위트룸이었다.
현장에는 나카이와 다른 남성 연예인, A씨 등 스텝, 그리고 본인과 다른 여성 아나운서가 있었다고 B씨는 설명했다. 이후 한 명씩 자리를 비웠고 끝내 자리에는 나카이와 다른 남성 연예인, B씨와 다른 여성 아나운서 등 4명만 남았다. B씨는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오자 전라 상태의 남성 연예인이 침실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거절하고 나왔다는 B씨는 “편성부장 A씨가 여성 아나운서를 접대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남성 연예인과 둘만 남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주간문춘은 지난해 12월에도 후지TV의 한 여성 스텝이 나카이 마사히로에게 성상납을 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 스텝은 후지TV 측에 항의해 나카이로부터 해결금으로 9000만엔(약 8억3360만원)을 받았다. 그 뒤를 이어 이번에는 후지TV의 여성 아나운서가 성상납을 당할 뻔했다고 추가로 폭로한 것이다.
관련 의혹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일본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후지TV를 상대로 방송 광고 중단에 나서고 있다.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나카이 마사히로는 최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트러블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모두 제 부족함 때문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른 점도 있다”며 일부 부인했다.
미나토 고이치 후지TV 사장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그는 “관계자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자세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조사에 맡기고 싶다”며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