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이륙시킬 줄은 알지만 착륙시킬 줄은 모르는 한 20대 공항노동자가 3일 소형기를 탈취한 뒤 미국 미시시피주 투펠로 시의 상공을 선회하며 ” 월마트 위로 추락하겠다”고 위협한 끝에 무사히 체포되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코리 웨인 패터슨(29)은 이 곳 공항에서 급유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부모와 여동생에게 작별의 말을 올린 뒤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소형 비행기를 타고 이륙해 다섯 시간 동안이나 도시 상공을 선회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지만 , 결국에는 도심이 아닌 한 콩밭 위로 착륙한 뒤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는 페이스북의 글에서 “모두에게 미안하다. 부모님과 동생을 사랑한다. 당신들 잘못이 아니다. 사실은 남을 해칠 생각 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드 조단 투펠로 시장은 오전 내내 머리 위를 떠도는 비행기를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지만 결국 ” 최선의 시나리오로 사건이 해결되었다”며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투펠로 지방공항에서 10년이나 주유원으로 일하던 패터슨은 비치크래프트 킹 에어 C904 기를 운전할 기회가 생기자 비행기를 타고 이륙했다고 존 퀘이카 경찰서장은 말했다 .
그는 새벽 5시에 갑자기 비행기를 이륙시킨 뒤 911에 전화해서 “투펠로시내 월마트 위로 비행기를 탄 채 추락하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즉시 월마트 안의 모든 사람들과 바로 곁의 편의점 직원들까지 모두 대피시켰다. 경찰은 비행관제탑이 6시부터 근무한다는 점에서, 우연한 기회를 이용한 충동적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 협상담당자가 패터슨과 통화하며 착륙을 권고했지만 그는 할 줄을 몰랐다. 한 자가용 비행기 운전자가 전화통화로 방법을 가르쳐주며 투펠로 공항에 착륙시키려 했지만 패터슨은 마지막 순간에 다시 비행기를 돌려서 사람들을 애타게 했다.
협상자는 오전 10시께 다시 통화가 되어 패터슨이 부상없이 무사히 근처의 밭위로 착륙한 사실을 알았다고 경찰서장은 말했다.
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테네시주 멤피스시에서 140km 떨어진 곳에 있는 미시시피주의 리플리였다. 투펠로에서 70km거리다.
비행기는 약간 손상이 있었지만 대체로 온전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단 시장은 패터슨이 비행 중에 가족들과 연락이 닿았으며 앞으로 그에게 필요한 진단과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교통안전국의 페터 고엘스 전국장은 전국의 소형 공항과 경비행기나 회사용 소형기를 임대해주는 비행장들의 항공기 보안 문제는 오래 전부터 교통당국의 근심거리였다고 말했다. 탈취된 비행기는 테러에 이용될 경우 대량살륙의 무기나 같다는 것이다 .
항공기 불시착 지점 부근의 주민 록산느 워드는 근처의 시아버지 집으로 가서 지하실에 대피할 계획이었지만 곧 항공기가 땅에 내리는 쾅하는 소리를 듣고 이웃들과 함께 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땅에 부딪치는 순간 경찰이 에워싸고 “손들고 나오라”고 했고 운전자는 별 저항없이 투항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미 교통안전국과 항공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공항직원이나 정비원들이 비행기를 탈취할 경우에 대비해서 “뭔가 이상이 보이면 즉시 신고하는 제도”를 운영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거기엔 일반인과 온라인 항공기추적 사이트도 포함된다.
3일 일어난 이번 사건도 한 온라인 항공 추적 사이트가 그 복잡한 항로 전체를 추적했다.
투펠로에 사는 잡지 기자 레슬리 크리스는 새벽에 TV뉴스를 본 뒤 친구들과 함께 이 비행기가 머리위를 선회하는 것을 지켜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 고장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정말 주말 새벽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며 그는 더 큰 희생자가 나오지않도록 항공기 보안에 대해 당국이 더 면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