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사망한 의원을 호명했다가 건강이상설이 다시 부상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소재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기아·영양·보건’을 주제로 정부 관계자와 학계·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두루 참석하는 백악관 회의를 열었다. 전날 ‘기아·영양·보건 국가전략’ 발표에 이은 행보다.
이날 회의는 이처럼 미 전역의 불균형한 식량 불안 및 식단 관련 질병을 다루기 위해 마련됐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의원에 대해 거론하는 과정에서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재키 왈러스키 하원의원을 호명한 것이다.
그는 “나는 여기있는 모든 분께 감사하고 싶다.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재키 이곳에 있나? 재키는 어디에 있나”라고 물은 것이다.
왈러스키 의원은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백악관이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발언록 전문을 살펴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키 의원의 이름을 부른 뒤 “나는 그가 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을 돕기 위해 여기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I didn’t think she was — she wasn’t going to be here — to help make this a reality)”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을 산 사람으로 생각하고 언급한 게 아닌 것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기아 관련) 문제에 대해 의회 챔피언을 지명했으며 그녀의 놀라운 업적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30일 왈러스키의 가족을 초청해 만날 예정이 이미 있었다면서 “이번주 금요일 그녀를 기리는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사망한 왈러스키 의원이) 그(대통령)의 마음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혼란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때때로 마음 속 가장 윗순위(top of mind)로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문맥을 살펴봤을 때 의미가 벗어난 말도 아니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전문이 공개되기 전 백악관 브리핑이 진행되면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진위에 대한 질문이 쇄도했던 것이다.
그러다 결국 장-피에르 대변인이 발끈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를 질문으로 압박한 기자에 대해서는 “무례”하다는 말도 언급했다.
야당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비키 하츨러 하원의원(미주리주)은 트위터를 통해 “정말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실수”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직원 전체가 왈러스키 의원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대변인인 더그 안드레스는 트위터로 장-피에르 대변인에 대해 “그냥 그가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라! 맙소사”라고 저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발표할 경우 이러한 건강이상설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분석했다.
79세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꾸준히 건강이상설에 시달려 왔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치매설도 제기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에 대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한 행사에서는 말을 잠시 멈추더니 휠체어에 탄 한 남성에게 일어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호주 총리의 이름을 떠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해리스 대통령”으로 언급하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