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부에서 시작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던 현대차·기아 차량 도난 범죄가 미 최대 도시 뉴욕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일)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키샨트 시웰 뉴욕시 경찰국장은 뉴욕시에서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에만 현대차·기아 차량 100대 가량이 도난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도난이 늘기 시작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전에는 한달에 평균 10~12건에 불과했으나 12월 100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들어 현대차·기아 도난 혐의로 109명을 체포했다고 뉴욕 경찰은 밝혔다.
뉴욕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노린 도난 범죄는 브롱크스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해 점차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했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범죄 확산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차량을 훔치는 것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미래를 훔치는 것이라고 본다”라며 “소셜미디어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 훔치기’ 챌린지가 유행한 바 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등에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훔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 타깃이 현대·기아차인 이유는 ‘엔진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이 유독 많아서다.기아에서 2011~2021년 생산한 일부 모델과 현대차에서 2016~2021년 제작한 일부 모델은 엔진이모빌라이저가 없다.
엔진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열쇠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발산되는 암호 신호가 엔진과 일치해야 시동이 걸리는 도난방지 시스템이다. 이 장치는 열쇠 없이 차량 문을 열더라도 시동을 걸 수가 없어 효과적으로 도난에 대비할 수 있다.
범행에 나서는 청소년들은 이 같은 엔진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의 창문을 깨고 키홀더를 뜯어낸 뒤 USB 케이블 등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차를 훔치는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위스코신주, 일리노이주를 포함한 23개 주 법무장관들이 현대차·기아에 공식 서한을 보내 도난에 취약한 차량들에 대한 도난 방지 조치를 촉구했다.
현대차·기아는 도난을 막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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