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의 전세계 기온이 최근 150여년의 7월 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가 지난 1880년부터의 전세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의 기온은 종전보다 평균 0.24℃ 더 높았다.
15일 나사에 따르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기후학자들은 2023년 7월의 기온이 현재까지 측정한 세계 기온 기록에서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지구지표기온분석(GISTEMP)를 통해 지난 1880년부터 현재까지의 전세계 기후 정보를 축적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올해 7월은 GISTEMP의 기록이 시작된 이후 다른 어떤 7월보다도 더웠다. 1880년 이후 7월의 평균 기온보다 0.24℃ 높았고, 1951~1980년의 7월 평균 기온보다는 무려 1.18℃ 더 따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수십~수백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도 변화에 초점을 두고 기후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온 변화를 분석하는 기준 기간은 약 30년이다.
지역별 온도 상승 정도는 더 심각했다. 특히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북아프리카, 남극 반도의 일부 지역들은 기온이 평균 4℃가량 올라가면서 상승폭이 훨씬 더 컸다.
나사는 이같은 기온 상승을 두고 ‘명백히’ 인간이 주도한 온난화의 장기적 영향이 드러난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40년 동안 증가해온 온실 가스 배출 등이 현 시점의 폭염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GISTEMP 데이터를 살펴보면 1880년 이후 가장 더웠던 7월은 모두 지난 5년(2018~2022)이었다.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오른 것도 7월의 기록적 무더위에 영향을 줬다. 나사는 동부 열대 태평양의 수온이 특히 더 많이 상승했는데,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엘니뇨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연합의 기후변화서비스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8월 첫주의 해수면 평균온도도 20.96도를 기록하며 지난 2016년의 종천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목욕물 수준인 38.4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과도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들이 바다로 흡수되면서 해수면 온도의 급상승을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계에서 제시한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은 산업혁명 시기였던 지난 19세기보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는 것이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인류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지구가 계속해서 더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0)’ 등을 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같은 합의가 강제성이 없는 자율 참여 성격에 그쳐 현실적으로 탄소 중립 실현은 불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2040년 내에 이같은 마지노선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기후학자 개빈 슈미트는 “올해 7월은 1880년 이후 어떤 7월보다 더웠다. 과학은 이런 현상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며 “이같은 심각한 온난화는 주로 인간이 내뿜는 온실가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평균 기온의 상승은 전 세계 사람들이 겪고 있는 위험할 정도의 무더위를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