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사진 NYT 캡처) 2024.09.15. *재판매 및 DB 금지
구자룡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후보 토론회에서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들은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IQ가 낮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12일 “아이티 이민자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지능이 낮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구학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보수 방송 네트워크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의 찰리 커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티의 인구 구성을 보라. 평균 IQ를 보라. 제3세계를 수입하면 그 나라는 제3세계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기본적인 것으로 인종 차별이 아니며 그저 사실일 뿐”이라고 말했다.
NYT는 인종, 국적, 지능을 본질적으로 연결짓는 주장은 사이비 과학을 이용해 인종적 열등이나 우월성에 대한 거짓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과학적 인종주의’에서 오랫동안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능 측정인 IQ 검사는 오랫동안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 부자 모두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동물을 훔쳐 먹고 있다는 거짓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애완동물 식용’ 발언은 극우 유투버 로라 루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발언이후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주민에게 테러 협박이 이어지는 등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프링필드의 아이티계 인구는 최근 몇 년간 급증해 2020년 마지막 인구 조사에서 5만 8000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코로라19 팬데믹 이후에만 1만 2000명에서 2만 명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혼란에 빠진 국가의 시민들을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에 따라 입국하기 시작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임시 보호 지위를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임시 보호 지위는 자연 재해나 정치적 격변으로 위기에 처한 국가의 국민이 미국에 머물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6월 3일 이전 미국에 도착한 아이티인에게 2026년 2월 3일까지 임시 보호 지위를 부여했으며 지위는 갱신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도 이같은 임시 보호 지위가 주어지고 있다.
NYT는 지난 몇 년간 생활비가 싸고 일자리가 풍부해 많은 아이티인들이 스프링필드에 정착했으나 이민자 증가 속도가 빨라 지역 자원을 고갈시키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아이티계 주민 이민이 논란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로스엔젤레스 인근 자신의 골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스프링필드에서 대규모 이민자 축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