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다섯째 날을 맞이하며 저녁 시간으로 접어들자, LA 시내 일부 지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이와 함께, 남가주 전역과 미 전역에서는 누가 폭력과 기물 파손, 약탈을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위 참가자인지, 혹은 평소에도 시위를 악용해 온 선동 세력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캐런 배스 LA 시장은 110번, 10번, 5번 고속도로로 둘러싸인 시내 1제곱마일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해당 구역에는 스키드로우, 차이나타운, 리틀 도쿄, 패션 디스트릭트 등이 포함된다. 이번 통행금지령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적용되며, 최소 며칠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스 시장은 “어젯밤에만 23곳의 상점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도심을 지나가 보면 온통 낙서로 뒤덮여 있고, 수많은 건물과 상점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통행금지령 이후 해당 구역에 머무를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체포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월요일에는 시위 명분을 가장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이들이 진정으로 이민자 권리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배스 시장은 “이민자 권리를 지지한다며 도시를 파괴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입니다. 당신은 체포될 것입니다. 그날은 아닐 수 있지만, 수많은 영상과 조사가 진행될 것이며, 결국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이민자 공동체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는 분리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일요일에는 에드워드 R. 로이벌 연방청사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인근에서는 시위자가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파손하고 불을 지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같은 지역에서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
LA 경찰국의 짐 맥도넬 국장은 경찰이 마주한 폭력 수준을 설명하며 몰로토프 화염뱡이 경찰에게 날아들고,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전선 방벽을 돌파하며, 시위대가 콘크리트 블록을 바위처럼 던지는 등 공격이 잇따랐다고 밝혔다. “이런 건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9일 밤에는 아카디아 스트리트 인근 노스 로스앤젤레스 스트리트에서 무인 Waymo 택시 5대가 낙서로 훼손되고 불에 타면서, 유독성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도 목격됐다.
맥도넬 국장은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나타난다”며, “도시마다 시위가 발생할 때마다 나타나 악용하는 자들이다. 일부는 아나키스트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상 우리는 이들과 계속 마주쳐왔다. 더 역겨운 것은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와 혼란을 야기하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화요일 오후 10시 현재, 경찰은 약 200명을 다양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밤 9시 직전, LAPD 센트럴 디비전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통행금지 위반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가 시작됐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