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 공동 창업자인 필 나이트와 그의 아내 페니 나이트가 오리건 건강과학대학교(OHSU)의 나이트 암 연구소에 20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대학 측이 14일 발표했다. 이는 미국 대학에 전달된 단일 기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OHSU 셰리프 엘나할 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기부는 암으로 고통받는 수백만 명의 환자들, 특히 오리건주 내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전례 없는 투자”라고 밝혔다.
대학에 따르면 이 기부금은 환자들이 심리상담, 유전상담, 재정상담, 증상 관리, 영양 지원, 생존자 케어 등 다양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필과 페니 나이트는 성명을 통해 “이번 기부가 인류에 가져올 근본적인 변화의 가능성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OHSU는 이번 기부가 “미국 내 대학, 단과대학, 또는 학술 보건기관에 전달된 단일 기부금 중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는 2018년 마이클 블룸버그가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 기부한 18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블룸버그는 지난해에도 저소득 가정 학생들의 수업료, 생활비, 기타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추가 기부한 바 있다.
OHSU에 따르면, 이번 기부는 나이트 암 연구소가 OHSU 내에서 자체 운영되는 독립 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하며, 독자적인 이사회 구성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필 나이트는 오리건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나이트 부부는 나이트 암 연구소에 1억 달러를 기부한 바 있으며, 2013년, 그는 아내와 함께 나이트 암 연구소에 5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조건으로 대학 측이 2년 안에 동일한 금액을 모금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오리건 주의회의 2억 달러 채권 발행, 당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회장이던 거트 보일의 1억 달러 기부, 그리고 1만여 명의 개인 후원으로 목표는 달성되었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전역의 대학들은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연구 보조금 중단 또는 동결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