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손 소독제를 포함한 위험 물질이 대량으로 보관돼 있던 창고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10일 미 매체 피플과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0일 뉴욕주 북부의 소도시 고럼에서 화재가 발생해 총 5만7천 평방피트(약 5천295㎡) 규모의 창고가 전소됐다.
해당 창고는 유통기한이 지난 손 소독제 약 1천개 팔레트와 함께 해체 또는 재활용 예정이었던 물품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는 사실상 예고된 인재에 가깝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고럼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 토마스 하비는 지난 6월 회의에서 “창고 안에 다량의 물질이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불이 붙기 쉬운 상태였다. 폭발성은 없더라도 불이 시작되면 산소를 차단하는 것 외에는 끌 방법이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수개월 동안 뉴욕주 환경보전청(DEC)과 보건국(DOH) 그리고 지역 소방 당국은 해당 창고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해 왔다.
실제로 DEC는 작년 12월 해당 시설을 처음 인지한 후 두 차례 위반 통지서와 영업 중지 명령을 발송했다.
그러나 창고 운영 업체는 법적 통지에도 불구하고 시정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제출한 시정 계획도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창고 소유주 에두라르드 자이드만은 지난 5월 진행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에서 “문제를 통제하겠다”며 “손 소독제에는 물이 30% 들어있어 불이 붙기 어렵고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화재 발생 직후 뉴욕주 DEC와 DOH는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다음 날 인근 크리스털 비치 소방서는 화재 현장 영상을 공개했으며 이를 본 사람들은 “도랑의 물이 마치 끓는 용암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고럼 타운 감독관 데일 스텔은 “현장에 뿌려진 물과 손 소독제가 내리막을 타고 흘러내려 도랑으로 유입됐다”며 “손 소독제는 알코올 성분 때문에 물 위에 뜨며 쉽게 불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창고 건물은 완전히 붕괴됐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업체와 협력해 위험 물질 제거와 환경 피해 평가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