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운동에 앞장선 미국의 우파 청년 정치 활동가 찰리 커크(31)의 암살 용의자가 트렌스젠더 연인과 동거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뉴욕포스트, 액시오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암살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이 트랜스젠더 동거인 연인 관계였다고 밝혔다.
콕스는 인터뷰에서 “그의 동거인은 연인이었으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중인 트랜스젠더 남자친구다”라고 말했다. 트렌스잰더 연인은 수사에 매우 협조적이며, 이 사건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는 수사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수사관들이 커크의 성소수자 증오 성향이 로빈슨의 범행 동기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빈슨은 지난 10일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 커크를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터닝 포인트 USA’는 보수 학생운동 단체로, 찰리 커크가 공동 창립했다. 커크는 평소 반(反) 성소수자 발언을 자주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빈슨의 동거인인 랜스 트윅스(22)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현재 여성으로의 전환 과정을 밟고 있는 트랜스젠더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 영광스러운 레딧에서 우리는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린 바 있다. 레딧은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다.
미국 보수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 사진은 유타주지사실 제공수사당국은 현재 로빈슨이 유타 내 급진 좌파 성향 단체들과 연계되어 있었는지, 혹은 이들 중 일부가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거나 사후에 지원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유타 내 좌파 성향 단체는 총격 직후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빈슨의 정치 성향에 대해서는 현재 온라인에서 치열한 논쟁 중이다.
일부 보수 진영은 그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급진 좌파’로 규정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그가 보수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로빈슨은 유타주의 몰몬 가정에서 성장했으나, 이후 종교를 떠나 자유주의적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깊이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동창들은 그를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생”으로 기억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반사회적 밈과 과격한 게시글을 자주 올렸다.
로빈슨의 할머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의 가족 대부분은 공화당원들이며, 민주당원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콕스 주지사는 인터뷰에서 “용의자는 보수적 가정 출신이지만, 그의 이념은 가족과 매우 달랐다”, “그가 급진 좌파 이념에 깊이 세뇌된 상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의 가족들이 그가 이전에 커크에 대해 “그는 증오로 가득 차 있고, 증오를 퍼뜨리고 있다”는 등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로빈슨은 가중살인, 중상 유발 총기 사용,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오는 16일 첫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로빈슨은 미국의 대학 입학시험(ACT)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아 2021년 장학금을 받고 유타주립대학에 입학했다가 한 학기 만에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유타주 세인트 조지에 있는 딕시 기술대학의 전기 기술자 견습 프로그램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