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상반기 중 자사의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선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구글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CNBC에 따르면 구글은 내달 10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첫 폴더블폰을 발표하고, 6월 중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픽셀 폴드는 구글 내부에서 ‘펠릭스(Felix)’라는 코드명으로 지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는 약 1700달러 수준으로 책정돼 1799달러의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4의 직접적인 경쟁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픽셀 폴드는 외부 5.8인치, 내부 7.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의 내구성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무게는 263g의 갤럭시 Z 폴드4보다 다소 무거운 약 283g(10온스)으로 예상된다. 무게가 더 나가는 대신 저전력 모드에서 최대 72시간 동안 지속되는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앱 프로세서)의 경우에는 지난해 출시된 픽셀7 시리즈와 같이 구글 자체 칩인 ‘텐서 G2’가 탑재됐다.
최근 구글이 하드웨어 제품군을 넓혀나가고 있는 가운데 픽셀 폴드는 구글의 픽셀 라인업 가운데 가장 비싼 프리미엄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픽셀 폴드가 시험적 성격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그간 구글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부문에서 확실한 수익 창출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울러 폴더블폰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폴더블 폼팩터 고유의 디스플레이 등에 적합한 OS가 강화될 필요가 있는 만큼 픽셀 폴드가 이를 위한 ‘레퍼런스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레퍼런스폰은 스마트폰 제조사나 앱 개발자들에게 벤치마킹의 기준이 되는 스마트폰으로 일종의 설계도의 성격을 갖는다.
반면 지난해부터 구글이 스마트워치를 첫 출시하는 등 하드웨어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이번 픽셀 폴드도 ‘픽셀 생태계’의 한 축으로써 진짜 시장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폴더블폰 시장은 갤럭시 폴드가 첫 출시된 지난 2019년 이후 삼성전자가 주도해왔다. 최근 들어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폰 맹공에 나서면서 폴더블폰 시장에도 함께 뛰어들고 있고, 그만큼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1420만대로 집계됐다. 현재 폴더블폰 시장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전체 폴더블폰 시장 매출 규모가 100%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도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구글과 삼성전자의 오월동주다. 그간 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손을 잡아왔던 양사의 동맹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폰의 검색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교체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글도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모델인 폴더블폰 분야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균열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시장이 커지면 삼성전자의 폴드, 플립이 제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경험이 차별화 될 것”이라며 경쟁사의 폴더블폰 제품 확대를 되려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픽셀 폴드 출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구글이 픽셀 폴드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이나 아이폰에서 픽셀 폴드로 바꾸는 이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픽셀 폴드 구매자들에게 자사 스마트워치인 픽셀 워치를 무료 증정하는 등의 혜택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