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할인행사를 하는 등 고군분투한 게 통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각) 미 CNN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은 지난달 중국 내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 출하량은 348만9000대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348만9000대)보다 52% 급증한 수치다.
3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에 이어 2달 연속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 같은 오름세엔 애플의 중국 내 실적 개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이 집계에 해당 브랜드명이 나오진 않았으나, 중국에서 판매되는 외국 휴대전화의 대부분이 애플 제품이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을 겪고 있었는데, 최근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닷컴 애플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알리바바 T몰에서는 지난 20일부터 전날(28일)까지 8일 동안 256GB 아이폰15 프로 맥스 모델이 7949위안(약 149만원)에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가격인 9999위안(약 188만원)에서 약 20%(2050위안) 할인된 가격이다.
또 같은 기간 128GB 아이폰15 모델은 두 플랫폼에서 4599위안(약 86만원)에 판매됐다. 이 역시 출시 가격인 5999위안(약 112만원)보다 23%(1400위안) 저렴해진 것이다.
이 같은 할인으로 아이폰15 모델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와 화웨이가 만든 휴대전화와 동일한 가격대를 이뤘다.
이처럼 애플이 중국에서 파격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던 이유는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69.7% 증가했다. 이는 2019년부터 이뤄진 미국의 대중 제재 이후 5G폰을 생산하지 못하던 화웨이가 지난해 메이트60프로를 선보인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애플의 이례적인 아이폰 할인 행사는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그 당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 1·2위인 샤오미와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이 다양한 모델의 가격을 낮추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할인 행사를 통해 매출 반등을 이룬 상황에, 경쟁업체들도 가격 인하 압박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애플이 국내 브랜드, 특히 화웨이의 주력 모델에 상당한 가격 압박을 가했다고 믿는다”며 “이런 할인이 올해 3분기까지 확대돼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