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즉시 바이든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대형마트 ‘타겟’사의 추종에 인권단체들 전국 매장에 보이콧 지침
흑인 플로이드 살해당한 미니애폴리스의 본사 앞에서 집회· 시위
미국의 인권단체들이 대형 소매업체 ‘타겟’의 전국 매장과 본사 앞에서 이 회사가 트럼프 취임후 행정명령으로 폐기한 바이든 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따라 채용방식을 바꾼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니애폴리스의 타겟 본사 앞에서도 30일 시위대가 모여서 DEI 정책 취소에 대한 항의 시위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육군 헬기 충돌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에 직접 나섰지만, 이 회견은 사건보다는 바이든의 이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트럼프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 등 민주당 전임 행정부가 다양성 정책을 추진한 결과 흑인, 장애인을 포함한 능력미달자의 고용으로 이러한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은 트럼프가 취임 첫날부터 줄기차게 공격해왔고 연방정부 전체에 이러한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타겟은 지난 주 24일에 경쟁사인 월마트를 비롯한 수 많은 미국 대형 기업들과 함께 DEI 정책을 철회겠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보수파 정치인들과 트럼프의 새 백악관이 민주당의 이 정책을 공격해 온 결과였다.
미니애폴리스의 유명 인권변호사로 인종평등네트워크의 설립자인 네키마 레비 암스트롱과 지역 인권활동가, 지지자들은 25일 흑인역사의 달 첫날에 이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겟에 대한 불매운동 개시를 선언했다.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은 타겟의 쇼핑객으로 최근까지 단골 손님들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레비 암스트롱는 2020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경찰관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의 여파로 인종 다양성을 직원 채용에 적용해 오던 타겟 회사가 이런 결정을 한데 대해서 “경악했다”고 말했다. 인종 평등을 위한 배려를 완전히 철회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타겟이 그 정책을 유지할 줄 알았다. 우리가 오랫동안 소중히 여겼던 가치관에 계속 동조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타겟은 비겁하게 행동했고 트럼프 정부 앞에 엎드려 굴복하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여기 모인 우리는 뒤로 물러 나지도, 옆으로 비켜나거나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그는 외쳤다.
‘이슬람-미국관계위원회 미네소타 지부’의 제일라니 후세인 사무국장도 플로리드가 살해당한 미네소타 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판매회사가 인종 차별을 추종한다는 것은 축출되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오늘 미네소타주의 모든 주민들과 전국에 있는 우리 친구와 동맹들에게 말한다. 조금이라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 지금이 그 시기이다. 모두 일어서서 타겟을 보이콧 하자!”고 말했다.
타겟에 대한 불매 운동에는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단체의 현지 지회도 가담했다.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 일부 지지자들은 타겟의 빨간 색 고객전용 카드를 꺼내서 잘라버리기도 했다.
이 번 시위 조직자들은 사람들에게 타겟을 떠나 지난 주에 여전히 DEI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던 코스코( Costco )에 가서 쇼핑을 하도록 권유했다.
타겟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지만 이번 기자회견은 곧 축제 분위기로 변해서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취주악대가 연주를 시작했고 밥 말리의 항의 시위용 노래들을 합창하기도 했다.
그 동안 흑인민권운동과 성소수자( LGBTQ+)권리에 대한 지지를 해왔던 타겟은 이번 시위에 대한 반응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앞으로 인사 관리나 고객 대응에서 더 이상 DEI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키에라 페르난데스 타겟사 지역고객 평등 담당 국장은 지난 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앞으로 회사는 다양성 포용정책 등 기존의 정책을 다음 장으로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수백만 명의 전국 고객들에게 봉사하는 소매업체로서, 우리는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지금과 미래에 맞는 새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랫 동안 미니애폴리스 지역의 흑인 단체와 흑인 민권운동을 지원해 왔던 타겟의 변신은 트럼프 이후 변화하는 기업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 곳의 민권 단체들은 앞으로 타 주와 다른 지역에 본부를 둔 전국 단체들과 연합해서 이번 보이콧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암스트롱과 후세인은 밝혔다.
이번 보이콧 소식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리 퍼지면서 현지 흑인 소유 기업들과 타겟에 납품을 하고 있는 생산자들은 전면 불매운동의 피해를 입게 될까봐 조바심하고 있다.
현지의 화장품과 헤어 제품 생산 업체들이 거기에 속한다. 암스트롱은 흑인 업체는 인터넷 구매 등으로 지지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의 인권단체들과 흑인 소비자들, 백인 지지자들도 그런 업체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발 위기로 인한 거대 소매업체와 소비자들의 한판 전쟁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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