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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경쟁에… 중국식 996 문화, 실리콘밸리 확산”

10년 전 中서 시작…오전 9시~9시 주6일 근무 효율성 저하·건강 해롭다는 반박도

2026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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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igmund on Unsplash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심화하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총 72시간 일하는 중국식 ‘996 문화’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에 해롭고 근무 시간과 비례하는 생산성이 나오긴 어렵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9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직원 모니터링 AI 시스템을 판매하는 뉴욕 소재 릴라는 최근 채용 웹사이트에 “가장 야심찬 사람들과 함께 주 72시간 현장 근무하는 것에 흥미가 없다면 지원하지 마세요”라고 적었다.

릴라 성장 책임자 윌 가오는 “(장시간 근무에 대해) 직원 120명은 고되게 느끼지 않는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싶으면 새벽 2~3시까지 일한다. 대신 다음 날은 정오 쯤 출근할 수도 있다”고 했다.

BBC는 릴라를 ‘996 문화’로 불리는 장시간 근무의 대표 사례로 꼽는다. 996 문화는 약 10년 전 중국에서 시작됐으나,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등 노동법 위반 문제에 직면하면서 다소 주춤해졌다.

그러나 최근 기술업계, 특히 스타트업 사이 개발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해당 문화가 재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AI 앱 개발하는 브라우저유저 직원들은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공동 생활 공간 ‘해커 하우스’에 살고 있다.

마그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는 “AI에 추가 기능을 부여하는 우리의 일은 매우 어렵고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며 “우리는 게임에 중독된 듯이 몰두하고 있다. (채용 진행 중인데)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북미 채용 전문가 에이드리언 키너슬리는 “주로 AI 기업이 장시간 근무한다”며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만큼 경쟁사보다 빨리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렇다 보니 오래 일할 수록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장시간 근무가 투자 시간만큼 효율적이지 않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거세다. 근무시간이 늘면 처음엔 생산성이 증가하지만, 주40시간 안팎을 넘으면 피로로 인해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기술 기업에 50년 가까이 투자한 멘로 벤처스 파트너 디디 다스는 “젊은 창업자들이 흔히 일하는 시간 자체를 생산적이라고 잘못 생각한다”며 “가족 있는 근로자뿐 아니라, 훨씬 적게 일하면서도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중·장년 인력을 소외시킨다”고 지적했다.

다만 창업자에게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며, “초기 창업자가 주 70~80시간 일하지 않는다면 솔직히 좋은 투자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직장 문화 연구자 타마라 마일스는 “장시간 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근로자가 동의했다고 원해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취업 시장이 어렵거나, 비자 문제 때문에 (억지로) 늦게 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장시간 근무가 건강에 해롭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의 2021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 55시간 이상 근무로 인해 2016년 기준 전 세계에서 뇌졸중·심장병으로 74만5000명이 사망했다.

한편 BBC는 이날 “미국 기술 기업의 사례를 영국 기업도 일부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형 로펌·투자은행 사례를 소개했다. 로펌은 하루 12시간 이상, 투자은행은 주당 최대 100시간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근로시간 규정에 따르면 주 평균 48시간 이내로 근무해야 하고, 근무자 동의를 받으면 996 근무가 가능하다. 다만 BBC는 “일각에서는 영국이 근무 시간 단축과 주4일 근무제 도입으로 실제 이익을 봤다”고 짚었다.

2022년 실시된 시범 사업 결과, 61개 조직이 모든 직원 근무시간을 6개월 동안 단축하되, 임금은 삭감하지 않았는데 직장 내 스트레스·질병이 크게 줄고 생산성 저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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