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과 콧물, 두통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의 절반은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당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코로나19를 추적해 온 영국 보건과학기업 조(Zoe)와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를 이끈 팀 스펙터 교수는 오미크론 양성 환자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없다며 감기 증상이 있으면 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증상 확진자가 지난주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오미크론 변이 양성 환자는 목 통증과 콧물, 두통으로 시작되는 일반 감기와 같은 증상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코비드 데이터는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이 더는 반복적인 기침과 고열, 후각, 미각 상실 등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생명을 구하려면 이런 대중 메시지를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 연구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등 이전 변이보다 가벼운 증상을 유발하고 중증 등으로 인한 입원율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염력이 매우 강해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 입원이 필요한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 의료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미국 의료진도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코로나19와 감기, 독감을 증상 만으로 구별하는 것은 어려워졌다며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카고 의과대학 수석 전염병 역학자인 에밀리 랜던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증상이 더 이상 유용한 지표가 아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증상으로 거론된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제외하면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증상이 크게 겹친다”며 “증상은 이제 모든 원이 겹치는 벤다이어그램과 같다”고 부연했다.
특히 겨울에는 감기와 독감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현장의 혼선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인플루엔자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미국 동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보스톤대의 역학전문가 랜드리건 박사는 감기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1년 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취약계층에 전파하지 않으려면 증상에 상관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